[기고/권상철]지하철 시간대 따라 의자배치 바꾸자

  • 입력 2007년 12월 24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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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수도이기에 지방에 사는 사람들도 1년에 몇 번은 찾게 되는 도시이다. 또 이제는 외국인의 출입도 잦은 세계도시로 성장했다. 깨끗하고 편리한 수도권 지하철은 이러한 서울의 자랑거리이다. 그러나 서울이 명실상부한 세계도시가 되기 위해선 수도권 지하철이 두 가지 사항을 보완해 발전할 필요가 있다.

하나는 지하철 표지판이 의도하지 않은 배타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도권 거주자가 아니라면 지하철 이용 시 누구나 한 번쯤은 어느 쪽 플랫폼에서 타야 하는지 혼란을 겪었을 것이다. 검표기를 통과한 후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위에 예컨대 ‘대화 지축’은 왼쪽, ‘수서 대청’은 오른쪽에서 승차하라는 식으로 표시가 되어 있다. 지방이나 외국에서 온 사람은 자신의 목적지가 현재 역에서 동서남북의 어느 쪽이라는 정도는 확인을 하고 탄다. 그런데 계단에 있는 안내판에 자신의 목적지가 없으면 승강장 방향을 알기 위해 다시 지도를 봐야 한다. 예컨대 이 안내판에 왼쪽은 ‘북(北)’ 또는 전 세계 어디서나 통용되는 ‘N’과 같은 기호를 함께 표시하면 승차 방향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다른 하나는 지하철의 의자 배열이 이제 좀 달라졌으면 하는 것이다. 장거리 이동을 할 때를 비롯하여 지하철에서 한 번쯤은 잠을 청해 보았을 것이다. 그런데 열차 진행 방향과 다른 세로 의자는 열차가 정지하고 출발할 때마다 몸이 좌우로 움직여 상당히 피곤하다. 우리 몸은 열차 운행과 같은 방향인 앞뒤로 움직이는 것에는 비교적 익숙하다. 더욱 편안한 지하철이 되기 위해서 출퇴근 시간에는 세로 의자 열차를, 다른 시간에는 가로 의자 열차를 배차하는 식으로 운행 시간에 따라 적절하게 배차한다면 이용자들에게 편안함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권상철 제주대 교수 지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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