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서 한인 목소리 키워야죠”

  • 입력 2007년 11월 22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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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미군에 한국계 장성이 한 명도 없었음을 알고 계십니까? (이민자들이) 진정한 미국의 일부가 되는 길은 교육, 민간부문에서의 성공, 발언권 높이기, 리더십을 갖는 자리로의 진출 등 네 가지가 있습니다. 저는 연방정부 참여를 택했습니다.”

2002년 8월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의 한 심포지엄에서 동양계 여성이 ‘미국의 일부가 되기’를 주제로 연설하면서 한국계 젊은이들의 적극적인 공공 부문 진출을 격려했다.

“워싱턴에서 만나기를 바랍니다”라는 말로 연설을 끝낸 이 여성은 뉴욕에서 한국인 부모 사이에 태어난 미 연방 법무부 민권 담당 그레이스 정 베커(사진) 부차관보였다.

한인 후배들에게 공직 진출을 적극 권했던 베커 부차관보가 지난 주말 조지 W 부시 대통령에 의해 법무부 민권 담당 차관보로 지명됐다.

현직 민권 담당 차관보 역시 한국계로는 처음 2005년 임명된 완 킴(김완주) 씨다.

현재 차관보급 예우를 받는 강영우 백악관 장애인위원회 정책위원이 있으나 상근직 정식 차관보는 정 베커 지명자가 완 킴 씨에 이어 유일하며 한인으로는 최고위직이다.

곧 상원 인준 절차를 밟게 될 베커 지명자는 명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과 조지타운대 법학대학원을 모두 우등으로 졸업하고 워싱턴DC연방고등법원 서기로 법조인 생활을 시작했다.

특히 2000∼2001년 미 연방정부의 노근리 사건 연방정부 조사단의 특별자문관으로 활동하며 주목을 받았다. 자문관 자리를 자원해 선발된 베커 씨는 국방부, 법무부, 의회 등의 고위관리들의 견해를 조율하며 진실을 밝히는 역할을 했다.

“처음 느낌은 ‘내가 평생을 살아온 이 나라(미국)가 어떻게 이렇게 국민을 배신할 수 있을까’였다. 그러나 계속 기록을 읽다 보니 북한 군인들이 민간인으로 변장해 미군을 공격했음도 알게 됐다. 결코 단순화할 수 없는 상황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미군은 공식적으로 1950년 7월 미군이 민간인을 학살했음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나는 그것이 고의적인 학살이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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