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입사 성공기]클럽서 밴드 활동 대우캐피탈 박지오 씨

  • 입력 2007년 11월 22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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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캐피탈 신입사원 박지오(27·한양대 경제금융학과 졸업) 씨의 대학시절 꿈은 ‘언더그라운드밴드의 기타리스트’였다. 박 씨는 지금도 기타를 메고 한 달에 두서너 번씩 서울 홍익대 앞 클럽의 무대에 오른다. 대학생이 아닌 직장인의 신분으로.

1999년 부산 부경대 기계자동차공학부에 입학한 그는 2005년 한양대 경제금융학과 3학년에 편입했다. 수학 교사였던 아버지의 권유로 공학 전공을 택했지만 재미를 붙이지 못했다. 공부는 늘 뒷전이어서 학점은 2점대에 머물렀다.

대신 그는 중학교 때 시작한 기타에 푹 빠졌다. 서울지역 대학으로 편입을 결심하게 된 계기도 ‘큰물’에서 밴드 활동을 하고 싶다는 일념 때문이었다. 그때는 음악밖에 몰랐다고 했다.

“편입을 한 뒤에 논리적이고 실용적인 경제학의 매력에 빠져들었습니다. 금융권 회사에 취업해야겠다는 생각도 그때 했지요.”

경제학 공부에 재미를 붙인 그는 미래의 꿈을 구체적으로 세웠다. 전공지식을 살릴 수 있는 금융권 회사에 취업하겠다고 생각했다. ‘직장인 기타리스트’가 그의 새로운 목표가 됐다.

취업문은 생각보다 좁았다. 편입생인 데다 학점도 3점대 초반에 불과한 그를 반기는 회사는 많지 않았다. 지난해 50여 곳에 원서를 냈지만 번번이 탈락의 쓴잔을 마셨다.

박 씨는 “금융권 회사는 학점을 중시한다고 들었는데, 실제로 서류전형조차 통과하기 어려웠다”며 “비록 학점은 낮지만 면접에서 전공 실력을 발휘하기 위해 금융 스터디 모임에 꾸준히 참가하고, 한자능력시험과 컴퓨터 관련 자격증도 땄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1월 대우캐피탈에 원서를 냈다. 대우그룹이 해체된 뒤 아주그룹에 인수된 이 회사는 매년 두 차례 대졸 신입사원 공채를 한다. ‘서류전형-인·적성검사-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뽑는다.

취업정보업체 인크루트에 따르면 최근 금융권 회사들은 지원자의 ‘영업력’을 중시하는 추세다. 금융회사 간 경쟁이 그만큼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면접에서도 당당하고 패기 있는 자세와 목표 지향적이고 성실하며, 논리적 설득력이 있다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금융 관련 뉴스와 전문 지식은 기본이다.

그가 꼽은 취업 비결은 세 가지다. 첫째, 면접에서는 최대한 솔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한 대기업 면접에서 편입 이유에 대해 “맨큐의 경제학을 보고 감명받았다”고 둘러댔다가 책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을 받고 당황했던 기억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두 번째는 공부 모임을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자신만의 스트레스 관리법을 꼽았다.

“입사시험에서 연거푸 낙방하고 기타 연주를 포기할 생각을 했어요. 아버지께서는 오히려 ‘그렇게 오래 한 기타를 왜 포기하느냐. 기타 연주를 자신만의 장점으로 만들라’고 말씀하셨어요.”

박 씨는 “면접을 망치거나 불합격 통보를 받을 때마다 합주실에서 몇 시간씩 기타를 연주하며 스트레스를 풀었다”며 “밴드 활동을 통해 대인관계와 경험의 폭을 넓힐 수 있었고, 무대에 자주 서다 보니 면접장에서도 떨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인사 담당자의 한마디▼

대우캐피탈은 근성과 끈기, 실행력을 가진 인재를 선호한다. ‘근성과 끈기’를 강조하는 조직문화는 회사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속 성장을 하는 원동력이 됐다. 박지오 씨는 대학에 편입하고 금융전문가가 되기 위한 ‘금융스터디’ 활동을 통해 자기계발 노력을 하는 한편, 밴드 활동도 꾸준히 하는 끈기와 실행력을 보여 줘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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