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카페]“난 달라” 자동차 소비자의 세대교체

  • 입력 2007년 8월 10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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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 난 달라!’, ‘드라이빙 스타’…. 최근 자동차 광고를 보면 저마다 독특한 자신만의 스타일을 강조합니다. 한국 자동차 소비자의 입맛이 그만큼 다양해졌다는 뜻이겠지요. 서울 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은 어땠을까요. 자동차 보유 대수 200만 대를 처음 돌파한 당시 도로는 ‘세단’ 일색이었습니다.》

정통 세단을 벗어난 모델은 야심차게 등장했다가 소리 없이 사라져야 했습니다. 1998년에 나온 기아자동차의 왜건형 해치백 ‘파크타운’은 1년도 채 안 돼 단종됐고, 1994년에 나온 해치백 ‘아벨라’도 한 해 판매량이 300대에 그치며 소리 없이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한국 자동차의 대중화 20년이 돼 가는 요즘 자동차 시장에도 지각 변동이 일어나려나 봅니다.

대표적으로 해치백의 약진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지난달 선보인 현대자동차의 ‘i30’는 최근까지 2086대의 계약 실적을 내, 올해 연간 판매목표인 6000대의 3분의 1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기아차의 해치백 스타일 ‘프라이드 5도어’와 ‘세라토 5도어’도 각 모델에서 차지하는 판매율이 작년보다 2∼3%가량 늘었답니다.

‘수입차=고급 대형차’로 인식돼 오던 수입차 시장에도 해치백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지난해 21대 팔렸던 푸조의 207GT를 비롯한 해치백 모델들은 올해 들어 7월까지 3배가 넘는 68대가 팔렸고, 미니쿠퍼도 올해 7월까지의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60대가량 늘었다는군요.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구희철 과장은 “요즘 고객들은 어려서부터 자동차에 친숙해진 세대여서, 남의 시선을 의식해 대형 세단을 선호하기보다 실용성과 자기표현에 더 신경 쓴다”고 말합니다. 자동차 소비자의 세대교체가 가시화되나 봅니다.

급속하게 변하는 소비자 입맛에 맞춰 한국 자동차업계도 좀 더 부지런해질 필요가 있겠습니다. 17개 컬러를 선택할 수 있는 볼보 ‘C30’, 컬러가 15개인 BMW ‘미니쿠퍼’를 살펴볼 수 있겠네요.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는 “자동차는 자신을 드러내는 기호품에 가깝다”면서 “소비자의 변화무쌍한 욕구에 맞춰 성능 개선과 다양한 디자인 개발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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