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김성호 장관과 강봉균 의원이 옳다

  • 입력 2007년 1월 5일 2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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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 법무부 장관이 그제 본보 인터뷰에서 “기업 하기 좋은 환경 조성에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이 정부에서 모처럼 듣는 반가운 소리다. 대표적인 것이 법무부가 작년에 만든 상법 개정안을 재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이 개정안엔 재계로부터 ‘세계에 유례가 없는 규제’라는 반발을 산 이중대표소송제도와 ‘개념조차 모호한 독소조항’이란 비판을 낳은 회사기회유용 금지조항 등이 들어 있다. 개정안 재검토 때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에 따른 기업 옭아매기 식 제도는 폐기해야 한다.

김 장관은 “법무부는 경제부처가 아니어서 (기업환경 개선작업에) 한계가 있다”고도 했다. 경제부처 장관들은 이 말을 듣고 무슨 생각을 할지 궁금하다. 일부 시민단체 편을 들어 기업 옥죄기라면 발 벗고 나서고, 행여 ‘친(親)기업’ 소리라도 들을까 봐 기업 지원에 몸을 사리지 않았는지 자성해 볼 일이다.

여당에서는 강봉균 정책위의장이 김근태 당의장을 사실상 ‘좌파’로 지칭하고 2선 후퇴를 요구하면서 “통합신당은 대북 및 경제정책에서 중산층을 끌어안는 쪽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분명하게 밝혔다. 국리민복(國利民福)에 부합한다는 점에서 그의 정책방향이 대체로 국민적 관심과 일치한다고 우리는 본다. 김 의장은 이에 맞서 당내 실용주의 노선을 ‘짝퉁 한나라당’이라고 몰아세웠지만, 한나라당과 같은가 다른가를 떠나 국리민복에 도움이 되는가 아닌가를 먼저 따지는 게 옳다. 김 의장에겐 정파적 관점이 최우선인가.

김 의장은 작년 7월 ‘사회적 대타협’이라며 ‘뉴딜’을 제안했지만 애당초 재·보선 참패의 돌파구로 고안된 것이어서 한두 달 만에 힘을 잃고 구호만 남게 됐다. 작년 말에는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를 반드시 관철하겠다고 강조해 민생보다는 대중인기를 택했다.

김 장관과 강 의원 같은 사람들이 지난 3, 4년간 정부 여당의 주류(主流)였다면 국민의 지지가 한 자릿수까지 떨어지지는 않았을 것이고 여당이 ‘신장개업’한다고 법석을 떨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정부 여당이 국리민복 증진에 뜻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이들의 실용적 정책관을 국정 운영에 반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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