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軍복무 단축 2명중 1명꼴 “반대”

  • 입력 2007년 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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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코리아리서치센터(KRC)가 지난해 12월 27∼28일 전국 성인 1515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정부가 추진 중인 군 복무기간 단축에 대해 응답자의 절반가량인 50.7%가 반대했다. 또 단축하더라도 12월 대선 이후에 해야 한다는 응답자가 30.3%나 됐다. 국민 대다수인 81%가 대선 전 단축에 반대한 것. 이는 많은 응답자가 대선 전 군 복무기간 단축이 담고 있는 정치적 의도를 경계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선 전에 단축해야 한다는 의견은 13.6%에 불과했다. 또 정부가 부동산 값을 잡기 위한 각종 정책을 추진 중임에도 ‘내년(2007년)에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전망한 응답자가 41.8%에 달했다. ‘집값이 내릴 것’이란 응답은 16.7%에 불과했으며 32.9%는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못하고 있다’는 평가는 71.5%였으며 정당 지지도는 한나라당이 49.5%, 열린우리당이 11.3%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의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 자세한 자료는 동아닷컴(www.donga.com)에서 볼 수 있다.》

▽군복무 기간 단축 반대=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21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발언에서 시사한 뒤 정부가 올 상반기 확정하기로 한 군복무 기간 단축에 대해 반대 의견은 40대 남성(58.5%), 50대 이상 남성(66.5%)과 여성(58.8%)에서 높게 나타났다.

특히 군 입대를 앞두거나 비교적 최근에 군복무를 경험한 20대 남성 역시 절반 이상(53%)이 복무기간 단축을 반대했다. ‘단축해야 한다’는 의견은 20대 이하 여성(60.5%)과 30대 여성(62.2%)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또 군복무 기간 단축에 찬성하는 의견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20대 이하 여성(34.6%)과 30대 여성(43.6%), 열린우리당 지지자(40.6%) 중에서도 군 복무 기간 단축을 하더라도 대선 이후에 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다.

한편 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26일 ‘그동안 참아 왔지만 앞으로 하나하나 대응하고 할 말도 다 할 생각’이라고 말한 데 대해 68.3%가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지지자의 64.5%는 ‘적절했다’고 답했다.

▽2007년에도 부동산 가격 오를 것=2007년 부동산 가격에 대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은 20대(55.2%)와 30대(46.6)에서 높게 나타났다.

2007년 본인의 가정경제 전망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절반(49.1%)가량이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내다봤으나 ‘나빠질 것’(32.8%)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나아질 것’(14.8%)이라는 긍정적 전망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히 농림수산업 종사자(49.6%)와 자영업자(40.1%)에게서 ‘나빠질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월 소득 150만 원 이하 계층에서는 ‘나빠질 것’이라는 관측이 45.1%로 중상층(월 소득 151만 원 이상)에 비해 높았다.

▽한나라당 선호 열린우리당 4배 넘어=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지난해 9월 본보·KRC 조사 때보다 10.1%포인트 늘어난 71.5%였다. 이 중 ‘매우 잘못하고 있다’가 27.1%, ‘잘못하고 있는 편이다’가 44.4%였다. 긍정적 평가는 21.2%로 지난해 4월(40.2%), 9월(30.5%)에 이어 계속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 선호도는 49.5%로 지난해 3월 38.8%에서 4월(39.3%)→5월(41.5%)→9월(48.2%)에 이어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열린우리당 선호도는 11.3%로 지난해 3월 24.1%에서 4월(22.4%)→5월(19.5%)→9월(17.9%)에 이어 계속 떨어졌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 이념성향 양분화

“보수” 22.9%→31.7%… “진보” 25.4%→30.3%

이번 조사에서는 중도는 줄고 보수와 진보가 늘어나는 경향이 뚜렷이 나타났다.

자신의 이념 성향을 ‘중도’라고 답한 응답자 비율이 30.1%로 2005년 11월 조사 당시 46.4%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 2004년 12월 조사에서도 ‘중도’라는 대답이 46.2%로 절반에 가까웠다.

반면에 ‘보수’라고 밝힌 응답자가 31.7%, ‘진보’라는 대답도 30.3%로 2005년 ‘보수’(22.9%) 진보(25.4%) 답변에 비해 늘어났다.

지난해까지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20, 30대의 탈(脫)이념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진보가 줄고 중도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이처럼 중도가 줄어드는 현상은 대선을 1년여 앞두고 각 정치세력 간의 지지층 결집이 본격화되면서 이념적 정체성을 확실히 하려는 경향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여권의 분열과 노무현 대통령의 잇따른 강경 발언,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논란 등 이념적 이슈가 부각됐다는 점이 보수와 진보의 양분화에 영향을 줬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특히 진보 성향이 강한 20대 이하에서 ‘진보’라고 답한 응답자 비율이 41.3%, 보수 성향이 강한 50대 이상에서 ‘보수’라는 대답이 39.1%에 달하는 등 2002년 대선에서 보였던 연령층별 보수 대 진보 대립구도가 재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차기 정부의 이념 성향’에 대한 기대에서는 ‘진보’라는 응답이 38.3%를 차지해 중도(23.4%)와 보수(26.1%)를 앞질렀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지지자에게서도 ‘진보’라는 대답이 많았다.

강원택(정치외교학과) 숭실대 교수는 “보수와 진보를 특정 정치세력을 대별하는 개념으로 보는 외국과 달리 진보를 사회 정체의 반대 개념으로 보는 경향이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신년특집 '2007 한국경제' 여론조사 빈도표

 ▶신년특집 '2007 한국경제' 여론조사 통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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