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특집]주가지수 따라갔더니 눈부신 성적…인덱스펀드

  • 입력 2006년 12월 20일 03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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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주식형 펀드의 다양한 유형 가운데 가장 눈부신 성적을 올린 펀드는 무엇일까.

바로 ‘인덱스펀드’다.

인덱스펀드란 주가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도록 설계된 펀드를 말한다. 그야말로 단순 명쾌한 펀드다.

그런데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이 간단한 인덱스펀드가 11월 30일 기준으로 올해 들어 평균 4.83%의 수익을 올렸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 3.09%를 넘어선 것이다. 반면 순수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0.37%에 머물렀다.

○ 인덱스펀드의 특징

인덱스펀드는 만드는 방법부터 독특하다. 펀드매니저들이 판단해서 ‘주가가 오를 것 같은 종목’을 사는 구조가 아니다.

그 종목의 전망이 밝은지 어두운지도 보지 않는다. 오로지 하나. 어떻게 조합을 해야 전체 펀드의 수익률이 지수와 똑같이 움직일 것인가만을 고민한다.

이 펀드가 기준으로 삼는 지수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코스피200지수를 기준으로 삼는 인덱스펀드다. 거래소 800여 개 종목 중에서도 괜찮다 싶은 회사 200개로만 만든 것이 코스피200지수다.

코스피200지수를 100% 복제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이 200개 종목을 모두 비중대로 사면 된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 관리도 어렵고 펀드 규모도 커야 한다.

그래서 실제 인덱스펀드들은 40∼50개 종목에만 투자한다. 비록 코스피200지수가 200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어도 삼성전자 국민은행 등 시가총액이 큰 기업의 비중이 워낙 높기 때문에 대충 40여 개 종목만으로도 지수를 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좋은 인덱스펀드는

좋은 인덱스펀드의 기준은 수익률이 아니다. 기준이 되는 지수를 얼마나 정확히 복제할 수 있느냐 아니냐에서 성패가 결정된다.

각 자산운용사의 실력도 이 복제 능력에서 드러난다. 언제 어느 시점에서 어떤 종목의 비중을 어떻게 조정해야 이 코스피지수를 100%에 가깝게 복제하느냐가 관건이다.

가끔 기준인 코스피지수보다 월등히 높은 수익을 올렸다고 자랑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사실 그렇게 자랑할 만한 일이 아니다. 물론 지수보다 낮은 수익을 올린 것보다 낫겠지만, 결국 이는 인덱스펀드가 지수를 정확히 복제하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좋은 인덱스펀드는 기준인 지수와 별 차이가 없는 상태를 오래 지속할 수 있어야 한다.

○ 인덱스펀드의 강점-단순하지만 명쾌

인덱스펀드가 100% 지수를 복제한다고 가정하면 인덱스펀드의 장점은 명확해진다.

주가가 오르건 내리건, 업종별로 업황이 좋건 나쁘건, 단 하나만 고민하면 된다. 한국 증시가 지금보다 나아질 것인가 나빠질 것인가이다.

나아질 것이라는 확신만 있다면, 즉 우리나라 경제가 발전할 것이라는 단순한 확신만 있으면 인덱스펀드는 가장 간단하지만 가장 괜찮은 투자처이다.

내년 시황 같은 것도 예상할 필요가 없다. 언젠가는 지수가 오를 것이라고 믿고 기다리면 된다.

실제 코스피200지수가 만들어진 1997년 이후 그래프를 보면 이는 확실해진다. 언제 어느 시점에 투자를 했더라도 기다리기만 하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수수료가 싸다

인덱스펀드의 또 다른 장점은 수수료가 싸다는 점이다. 요즘은 어지간하면 펀드 수수료가 연 2.5% 정도 된다. 하지만 인덱스펀드 수수료는 연 1% 안팎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펀드는 운용하는 데 별로 힘이 안 든다. 종목을 고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저 지수를 잘 복제하게끔 설계한 뒤 비중만 조정해 주면 된다.

1년에 수수료를 약 1.5% 아낄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장점이다. 이는 은행 금리의 4분의 1이 넘는 규모다.

실제로 인덱스펀드는 선진국에서도 인기가 많다. 어지간한 펀드는 인덱스펀드의 수익률을 잘 따라가지 못한다. 그만큼 ‘도도한 시장의 흐름’에 몸을 맡기는 것도 훌륭한 전략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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