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야 비슷한 고언(苦言)은 국내에서도 수없이 있어 왔다. 일찍이 그런 공감대 위에서 교육도 경제도 꾸려 나갔어야 했다. 그러나 정권은 ‘평등이라는 정치 장사’에 재미를 붙여 국민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배운 자와 못 배운 자로 갈랐다. 진짜 경제를 살릴 ‘규제 완화’ 대신에 ‘국가 주도(主導)’를 고집해 시장을 시들게 했다. 지난 4년을 ‘잃어버린 세월’로 만든 요인들이다.
그렇다고 주눅 들 건 없다. 이 두 사람이 한국을 향해 쓴소리를 하고 있을 때 국제조선업 시황 분석회사인 영국 클라크슨사(社)는 “한국 조선사들이 수주잔량 기준으로 올 하반기 5개월 연속해서 세계 1위부터 5위까지를 모두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한국이 세계 최강의 조선대국임을 거듭 확인한 것이다. 또한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원D램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원D램은 두 종류의 데이터 전송 메모리를 하나의 D램으로 대체한 신개념의 고객 친화적 퓨전 메모리로 2011년까지의 시장 규모가 25억 달러로 추산된다.
이 대목에선 ‘경쟁력 전도사’인 토플러와 웰치가 오히려 한국의 성공 신화에 귀를 기울여야 할지 모른다. 액화천연가스를 배 위에서 기체로 바꿀 수 있는 LNG-RV선(船)을 세계 최초로 건조하고, 역시 처음으로 액화석유가스(LPG)선을 육상에서 건조한 우리 조선사들의 창의력과 도전정신을 가볍게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메모리 용량이 해마다 2배씩 늘어난다는 ‘황의 법칙’을 7년째 스스로 입증한 황창규 삼성전자 사장의 성취도 이미 세계의 신화가 됐다.
‘한다면 하는’ 우리 국민이다. 할 수 있도록 북돋아 주고 환경을 만들어 주면 이보다 더한 일도 해낸다. 정부는 과연 대통령부터 일선 공무원에 이르기까지 그런 일에 충실했는가. 토플러와 웰치의 고언을 가장 아프게 들어야 할 사람들이 정치인과 관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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