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상품, 아는 것이 돈이다]⑦ETF<상장지수펀드>

  • 입력 2006년 11월 14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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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를 직접 하려고 하니 어떤 종목을 언제 사야 할지 갈피가 안 잡힌다. 펀드에 가입하려니 내 돈이 어떻게 투자되는지 자세히 알 수가 없어 답답할 것 같다. 상장지수펀드(ETF·Exchange Traded Fund)는 이렇게 주식과 펀드의 갈림길에서 고민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주식처럼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만큼 마음대로 사고팔 수 있으면서도, 특정 종목에 치우치지 않고 펀드처럼 한 업종이나 증시 전체에 골고루 분산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종목 찍기 어려울 때 좋은 대안

주가가 특정 기업의 가치를 나타낸다면, ETF 가격은 한 업종이나 증시 전체의 가치를 대변한다.

예를 들어 반도체업종 ETF는 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 삼성테크윈 서울반도체 네패스 등 20개 관련 종목을 아우른 한국증권선물거래소의 ‘KRX 반도체 지수’ 수익률을 따른다.

거래소시장의 시가총액 상위 종목으로 구성된 코스피200지수를 따르는 ETF를 매입했다면 업종 대표주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한 셈이 된다.

우리나라 경제나 특정 산업의 장기적 성장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에게 ETF는 적절한 투자대안이 될 수 있다.

여러 기업에 분산 투자하는 효과가 있어 개별 종목에 대한 직접투자보다 리스크가 작다는 장점도 있다.

반도체업종은 올해 6월 말부터 상승세를 보이다가 9월 말 북한 핵실험 소문이 무성하면서 오름세가 주춤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는 한 달 이상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 두 대형주를 제외한 나머지 반도체 종목 주가는 대체로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9, 10월 두 달 동안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 주가는 각각 3.5%, 4.5% 하락했지만 반도체업종 ETF인 타이거반도체는 4.5% 상승했다. KRX 반도체 지수를 따르는 코덱스반도체 가격도 2.0% 올랐다.

○인덱스펀드 효과도 볼 수 있어

ETF는 시장수익률을 따라가는 ‘인덱스펀드’와 자주 비교된다. 인덱스펀드는 주가지수에 따라 자동으로 수익률이 움직이는 가장 단순한 펀드상품이다.

매월 정해진 날짜에 일정 금액의 ETF를 매수하면 자동이체로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따라서 스스로 사고파는 시점을 정하고 싶은 능동적 투자자라면 굳이 연 2∼3%의 펀드 수수료를 내지 말고 ETF를 적립식으로 사는 편이 낫다.

최근 ETF의 가격은 1000∼2만 원.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이용하면 주식처럼 1주씩 ETF를 매매할 수 있다. 증권사를 직접 찾아가 창구 매매를 할 수도 있다.

ETF 매매에는 주식에 붙는 0.3%의 거래세가 붙지 않는다. 투자자에게는 연 2, 3회 현금 배당도 준다.

그러나 평소에 주식 시장을 관심 있게 들여다볼 수 없다면 전문가에게 매매를 맡기는 인덱스펀드가 속 편하다.

2002년 10월 이후 상장된 ETF는 모두 13개. 같은 업종 지수에 투자하는 ETF라도 운용사마다 성적이 다르기 때문에 잘 비교해서 선택하는 것이 좋다.

해외 시장의 ETF에 간접 투자할 수 있는 펀드 상품도 있다. 푸르덴셜자산운용의 ‘아시아 ETFs 펀드’는 일본 호주 홍콩 싱가포르 한국 대만 말레이시아 중국의 ETF에 분산 투자할 수 있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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