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이혼부부 지방선거서 맞대결

  • 입력 2006년 4월 20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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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반려자가 오늘은 ‘적’으로 맞섰다.

경기 고양시 파선거구 고양시의원 예비후보에 등록한 심규현(37) 김영선(38·여) 씨는 지난해 12월까지 10년 넘게 부부였던 사이.

심 후보는 2, 3대에 걸쳐 이 지역에서 무소속으로 시의원에 당선돼 3선을 노리고 있다. 김 후보는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한나라당으로, 여성으로 꼭 바꿉시다’라는 표어를 내걸고 전남편이 달았던 배지를 자신이 달기 위해 출사표를 냈다.

두 후보 다 이 지역 토박이인데, 심 후보가 무보수 시의원으로 일할 당시 김 후보가 횟집을 열어 뒷바라지하는 등 어려운 여건에서도 잉꼬부부로 소문났다. 심 후보가 그동안 무소속이면서도 정당 공천 후보를 누른 것도 이 같은 배경이 큰 힘이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는 “개인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며 “고향을 위해 일하려 출마했을 뿐 심 후보와 출마 사이에는 아무 연관이 없다”고 밝혔다.

심 후보는 “이런 상황을 피하려고 한때 불출마까지 고려했으나 서로 좋은 정책으로 멋지게 대결했으면 한다”며 “김 후보가 유권자들에게 적합한 인물로 인정받아 당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양=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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