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임규진]글로벌 인재

  • 입력 2006년 3월 7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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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학생 여러분 공부 열심히 하십시오. 지금 미국 중국 인도 러시아에는 한국 일류기업의 고급 일자리를 노리는 학생이 많습니다.” 국내 대기업들이 국내 학생들에게 보내는 경고다. 이미 외국 인재들은 삼성전자 국내 본사의 고급 일자리 1000여 개를 차지했다. 인도 인디아공과대(ITT), 중국 칭화대 등 명문대 출신들이 많다. 이들은 세계 어느 기업에 가더라도 환영받는 ‘글로벌 인재’들이다.

▷올해 삼성전자는 처음으로 미국 현지에서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2월에 서류전형을 마치고 이달 중 직무적성 테스트와 면접을 실시하기로 했다. 하버드, 프린스턴, 스탠퍼드 같은 명문대 졸업생 수백 명을 뽑을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교포나 유학생뿐 아니라 외국인들도 지원했다”며 “국적(國籍)을 보지 않고 인재는 모두 뽑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전자도 올해 해외 각지에서 20회 이상의 채용설명회를 열고 300여 명의 기술 인재를 뽑을 계획이다. 현대·기아자동차, 포스코, SK그룹도 외국 명문대 졸업생을 적극 찾고 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따르면 국내 대학들의 전공교육이 직무수행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반도체 휴대전화 전자의료기기 등 3개 첨단업종의 20개 핵심 직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반도체의 경우 전공이론 지식은 실제 필요한 수준이 5점 만점에 3.9점이지만 응답자의 평균수준은 3.4점이었다. 결국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부터 한국공학교육인증원(ABEEK)의 인증을 받은 공학교육 이수자에게 입사시험 가산점을 주기로 했다. 대학이 전공지식을 제대로 가르치라는 요구다.

▷‘세계는 평평하다’의 저자 토머스 프리드먼은 “세계 주요 기업들은 돈이 아니라 두뇌를 좇고 있다”고 말했다. 누구라도 글로벌 인재가 되면 초일류 기업의 일자리를 골라서 갈 수 있다는 얘기다. 전공지식과 언어능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주우식 삼성전자 전무는 “인재는 끊임없이 자기능력을 개발해 나가는 진행형이지 완성형이 아니다”고 말했다. 대학도, 대학생들도 분발했으면 한다.

임규진 논설위원 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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