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이재명]北인권 대회 반대하는 南인권단체

입력 2005-12-09 02:59수정 2009-10-08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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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 국제대회’가 개막한 8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 느티나무카페에선 인권운동사랑방과 통일연대, 천주교 인권위원회 등 25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기자회견을 열었다. 북한인권 국제대회에 반대하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북한의 인민은 박해받고 있으며 북한 사회 내부에 인권을 증진할 수 있는 건강함과 정신적 에너지가 없다는 주장은 외부인들의 터무니없는 오만”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북한인권 국제대회에서 3대 북한인권 문제로 꼽고 있는 정치범수용소와 탈북자, 납북자 문제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비판했다.

정치범수용소의 존재 여부는 아직 베일에 싸여 있기 때문에 진위를 파악할 수 없으며, 남한 역시 수용시설의 문제에 있어서 인권이 보장되고 있다고 자신할 수 없다는 것.

탈북자 문제는 극심한 식량난에서 비롯된 것으로 세계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많은 국가에서 발생하고 있는 국제사회의 공통 문제라고 지적했다. 납북자 역시 분단으로 남과 북 모두에서 벌어진 쌍방의 비극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과연 북한의 정치범수용소와 남한의 수용시설을 한 저울 위에 올려놓을 수 있을까. 탈북자를 단순히 국제사회의 공통 문제로 단순화할 수 있을까. 여러 의문이 꼬리를 물었지만 이보다 더욱 아쉬움이 남는 것은 이들이 제시한 대안이었다.

이들은 성명서 말미에서 “북한 인권을 둘러싸고 흑백논리로 치닫고 있는 대결구도를 극복하고 평화의 시대에 걸맞은 한반도 인권문제에 대한 대안적 논의가 실속 있게 진행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이 보여 준 행동은 이런 말과 일치하지 않았다. 북한인권 국제대회의 주최 측이 이들 단체 중 상당수를 초청했지만 이들은 응하지 않았다. 인권운동사랑방의 한 관계자는 “대화를 하자면서 위협을 하고 모욕을 주는데 어떻게 대화를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렇다면 한반도 인권문제에 대한 대안적 논의는 어떻게 이뤄져야 할까. 이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프로그램은 없다”고 말했다. 남한의 민주화와 인권개선을 위해 헌신해 온 이들 단체에서 북한의 민주화와 인권 개선을 위한 구체적 프로그램이 나오려면 꽤 긴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이재명 사회부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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