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오락가락 외교’ 누리꾼 비난 봇물

  • 입력 2005년 10월 25일 14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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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가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의 일본 방문과 관련해 불과 닷새 만에 ‘방일불가’의 기존 입장을 번복해 ‘오락가락 외교’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지난 19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방일추진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24일 외교부는 “반기문 외교부 장관이 마치무라 노부타카 일본 외무대신의 초청으로 10월27일에서 29일까지 일본을 공식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외교통상부 홈페이지와 포털 게시판에는 “말 바꾸기, 저자세 외교”라며 외교부를 질타하는 누리꾼들의 비난 글이 봇물을 이뤘다.

ID ‘박상은’은 “처음부터 유연한 태도로 나왔다면 몰라도 강경태도에서 줏대 없이 갑자기 입장을 바꾸는 것은 잘못”이라며 “일본 정부에 문제가 있다면 우리나라도 강력히 항의해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박중일’은 “한 번 대응책을 정했으면 소신 있게 행동하라”며 “국민의 자긍심과 정부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지고 있다. 신중한 결정과 과감한 실행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와 관련해 최근 중국 정부의 초강경대응에 대해 언급하는 글도 많았다.

‘zzang5514’은 “중일정상회담 취소, 교류관련회담 취소 등을 비롯해 강력하게 항의하는 중국의 배짱이 부럽다. 우리는 중국 정부의 외교력을 보고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일본 공식 방문을 재고해 달라’는 요구도 있었다.

‘정태진’은 “한번 쯤 소신 있게 국민들의 편에 서 달라”며 “정부에서 계속 미온적으로 반응해 일본이 신사참배를 강행하는 것이다. 일본과의 우호관계도 중요하지만 우리들의 자존심까지 버리면서 방문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부의 방침을 지지하는 의견도 있었다.

‘ekeabc’은 “감정적인 싸움보다는 국익이 우선”이라며 “우리와 일본은 경제와 기술부문에서 상당히 상호의존하고 있다. 실리 외교를 펼치는 정부의 입장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25일 국회 통일·외교·안보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현재 한일정상회담 개최 여부는 말할 입장이 아니다. 앞으로 한일간 여러 가지 상황을 감안하면서 정부 입장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수연 동아닷컴 기자 s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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