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라늄 추출 논란]한국정부 “IAEA 왜 이러나”

  • 입력 2004년 9월 14일 18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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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한국의 핵물질 실험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강경 대응에 크게 당황하면서도 최근 의혹 제기의 진원이 IAEA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14일 “새로 불거진 금속우라늄 생산 등의 내용은 원래 비공개로 IAEA 이사회에 보고된 것”이라며 “이런 내용이 IAEA 관계자의 입을 통해 마치 축소 은폐된 사실처럼 흘러나온 점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오스트리아 빈의 IAEA 주변에서는 IAEA의 강한 태도가 북한 핵문제를 엄격하게 짚기 위한 사전 수순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IAEA가 북한을 몰아붙이기 위한 ‘명분 쌓기’라는 얘기다. 한국에 엄격한 IAEA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국제사회가 핵문제에 이중 기준을 적용한다’는 북한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려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 해도 한국의 핵 의혹을 부추기는 여러 외신이 IAEA에서 흘러나온 점은 석연치 않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 배후설까지 나온다.

연임(임기 4년)을 통해 7년째 IAEA를 이끌어 온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이 두 번째 임기가 끝나는 내년 말 3선 총장으로 선출되기 위해 한국을 제물로 삼고 있다는 시각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라크에서 대량살상무기를 찾지 못해 미국에 밉보였던 그가 한국의 핵 의혹을 철저히 밝혀 내 IAEA의 노력과 능력을 부각시킴으로써 차기를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심각한 우려(serious concern)’라는 강도 높은 표현을 사용한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 이 표현은 지난해 2월 IAEA가 북한 핵 의혹에 사용한 ‘깊은 우려(deep concern)’라는 표현과 비교해도 강도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주오스트리아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이곳에서는 이 표현을 ‘강한 언어’라고 평가한다. IAEA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하태원기자 taewona_ha@donga.com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천연 우라늄:

인산비료를 만드는 인광석에서 추출한 우라늄. 인광석에는 보통 0.02%의 우라늄을 함유하고 있다. 원자력발전의 원료로 쓰인다.

:금속 우라늄:

천연 우라늄이 4불화우라늄을 거쳐 금속 형태로 변환된 것. 연구용 원자로의 핵연료나 방사선 차폐체 재료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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