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버린 "내년 정기주총때 SK㈜ 이사진 교체"

입력 2003-11-20 12:57수정 2009-09-28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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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2대주주인 소버린자산운용이 SK㈜ 최태원(崔泰源) 회장, SK그룹 손길승(孫吉丞) 회장, SK㈜ 김창근(金昌根) 사장의 퇴진을 공식 요구하고 나섰다.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내년 3월 SK㈜ 정기 주주총회에서 외국인투자자 및 소액주주와 연대해 SK측과 표대결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측은 "소버린과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찾을 수는 있지만 이사직에서 물러나지는 않겠다"는 방침.

▽소버린, "현 경영진은 물러나야"=소버린의 최고경영자(CEO)인 제임스 피터는 20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분식회계 유죄판결을 받은 최태원 손길승 김창근 이사는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소버린이 SK그룹의 실질적 오너인 최태원 회장을 공격한 직접적인 계기는 SK㈜ 이사회가 SK네트웍스(옛 SK글로벌)에 대한 8500억원(최고 1조원) 출자전환을 결의한 것. 소버린은 최 회장을 도려내야만 SK㈜가 부실계열사를 지원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결국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명분으로 SK㈜를 SK그룹에서 분리하겠다는 뜻.

▽SK, "더 이상 밀릴 수 없다"=최 회장측은 여기에서 밀리면 그룹이 공중분해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최회장 측이 의결권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SK㈜의 자사주 10.41%를 우호세력에 넘겨 '백기사'로 활용하는 것. 자사주를 포함하면 최 회장측 지분은 26.3%로 올라선다. 피터도 이를 의식한 듯 "자사주는 모든 주주의 재산이기 때문에 특정세력에게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미 고등학교·대학교 동문들에게 도움을 요청해 이들이 최고경영자로 있는 회사에서 SK㈜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소버린은 주식을 더 사는 데는 걸림돌이 있다. 지분율이 15%를 넘어서면 전기통신사업법상 SK㈜가 '외국인회사'로 분류돼 SK텔레콤 지분 20%에 대한 의결권행사가 제한되고 이렇게 되면 SK텔레콤에 대한 지배력이 떨어진다.

이에 따라 소버린은 우선 외국인투자자와 참여연대를 비롯한 소액주주단체에 손을 내밀었다. (주)SK를 그룹에서 분리하면 주가가 올라간다는 설명이다.

▽타협 가능성도=피터는 자문사들을 통해 최 회장 측과 접촉하고 있다는 점을 시인했다. 소버린은 최 회장측에 △독립적인 감사위원회(Audit Committee) 구성과 △2대 주주에 걸맞는 이사추천권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를 감시하는 감사위원회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신임할 수 있는 이사를 통해 SK㈜의 부실계열사 지원을 막겠다는 취지다.

SK그룹 고위관계자는 "최 회장의 오너십을 건드리는 내용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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