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자는 하얀 턱수염에 안경 썼다?

  • 입력 2003년 11월 4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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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자는 누굴까? 왼쪽부터 역사학과 학생, 프로젝트 진행자, 그래픽 디자이너, 개인비서, 정책공무원, 데이터베이스 조정자, 물리학자. -사진제공 IoP
물리학자는 누굴까? 왼쪽부터 역사학과 학생, 프로젝트 진행자, 그래픽 디자이너, 개인비서, 정책공무원, 데이터베이스 조정자, 물리학자. -사진제공 IoP
안경을 쓰고 허연 턱수염이 난 남성이 전형적인 물리학자의 모습일까? 영국 물리학회(IoP)의 조사에 따르면 이것은 잘못된 고정관념이다.

지난달 30일 영국 물리학회는 런던 옥스퍼드가에서 쇼핑객들을 상대로 7명의 사진을 보여주며 물리학자 1명을 선택하도록 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참여자 가운데 98%가 안경을 쓰고 턱수염이 허연 60세의 남성을 선택했다.

하지만 영국 물리학회는 “이는 50년 전의 전형적 모습으로 시대에 뒤떨어진 고정관념”이라고 밝혔다. 또 현재 학회 회원들의 평균 연령은 31세이고, 1960년대 이래 여성회원도 2배로 증가했다.

지난해 영국 물리학회는 3만여명의 회원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어떻게 생각하지에 대해 조사하기도 했다. 흥미롭게도 물리학자 스스로도 일반인과 똑같은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었다.

런던칼리지 사회심리학자 페트라 보인턴 박사는 “이런 고정관념이 지속된 이유 중 하나는 매스컴이 수식으로 가득한 칠판 옆에 안경을 쓰고 서있는 백인 과학자의 이미지를 많이 보여줬기 때문”이라며 “어린 학생들은 이런 인물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 물리 공부를 포기하게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한국 물리학회 교육담당 실무이사인 충북대 물리학과 정진수 교수는 “우리가 떠올리는 과학자의 전형도 나이 든 아인슈타인의 모습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경우 1992년 이래 대학의 물리학과 수가 50% 정도 증가해 젊은 사람이 늘었고 여성 물리학자도 증가 추세다.이충환 동아사이언스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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