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헤딩이 두뇌에 해가 없다고?

  • 입력 2003년 9월 8일 1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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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영국의학협회지 연구원 폴 R 맥크로리는 인터넷 논설을 통해 축구 경기에서 헤딩을 할 때의 충격은 뇌진탕을 일으킬 만큼 크지 않고 충격이 누적되어 두뇌 손상을 가져온다는 말도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맥크로리는 축구공을 머리로 받을 때 생기는 가속도가 뇌진탕을 일으킬 수 있는 최소 가속도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두뇌 손상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한 것.

게다가 충격 누적에 의한 두뇌 손상 연구 결과에 대해 선수들의 사전 병력 등 여러 변수를 통제하기 못한 결과로 결코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아니라는 입장.

그렇다면 헤딩의 위해론은?

헤딩의 위해론에 대한 주장은 지난 1월 돌연사 한 전 잉글랜드 국가대표 제프 아슬과 프로축구 셀틱 소속 빌리 맥파일에 의해 불거지기 시작했다.

제프 아슬의 시신을 검시한 검시관은 사인이 무거운 가죽공을 자주 헤딩하면서 생긴 뇌의 퇴행성 질환에 의한 것이라는 소견을 내놓았고 빌리 맥파일은 자신의 치매가 헤딩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것.

지난 99년 미국 신경정신과학자인 데이비드 앱웬더와 다이엘레 시먼스는 몇 가지 실험을 통해 축구선수가 연역추리 능력과 반응 시간에서 뒤지는 것을 알아냈다.

수영선수들을 비교집단으로 이루어진 이 실험에서 축구선수들은 평균적인 수영선수에 비해 12-16%나 열등한 수치를 보여주었다.

또 상대적으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거나 좀더 자주 헤딩을 하는 축구선수들의 경우는 더욱 나쁜 결과를 나타냈던 것.

물론 이 실험 하나만으로 헤딩이 위험한 행동으로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그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보여준 한 예다.

영국 축구연맹은 현역 선수들에게 과격한 헤딩을 주의할 것으로 당부하고 있고 헤딩과 뇌질환의 상관 관계가 증명되면 산업재해로 분류할 준비를 이미 마친 상태.

또 위에서 맥크로리는 공의 가속도의 차이에 의한 무해론을 주장했으나 실제 경기에서 발생하는 헤딩의 충격은 그 보다 훨씬 크다는 것이 글래스고 대학 기계공학과 론 톰슨 교수의 얘기다.

이외에도 미국은 물론 영국, 네덜란드의 여러 실험을 통해 기억력, 시각 장애 등과 헤딩이 연관이 있다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

헤딩이 축구 경기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기술이긴 하지만 인간의 신체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것이라면 가급적 다른 기술을 사용하고 헤드 기어나 경기용 안전모 등을 통해 그 위험을 줄여주는 것이 최선책이라 하겠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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