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교통선진국]외국인 22.8% “한국운전자 매우 난폭”

  • 입력 2003년 3월 16일 19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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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은 국내 운전자들의 난폭한 운전 습관에 대해 내국인보다 훨씬 더 위협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신호등이나 횡단보도 등 교통안전시설에 대해서는 내국인보다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화재 부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최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을 통해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202명과 내국인 534명을 대상으로 ‘교통질서 및 안전에 관한 의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전화와 개별 면접을 통해 이뤄진 이번 설문조사에서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내국인들은 ‘경찰의 단속 강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외국인들은 ‘운전자나 보행자의 교통 에티켓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 운전자들은 ‘폭군’〓내외국인 모두 국내 운전자들이 난폭하게 운전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했다. 내국인은 응답자의 68.7%, 외국인은 65.4%가 이같이 답했다.

하지만 느끼는 강도는 외국인이 훨씬 더했다. 응답자 중 ‘매우 난폭하다’고 답한 비율이 내국인 7.5%인 반면 외국인은 22.8%나 됐다. 한국 운전자의 운전 태도와 습관에 대해 외국인이 내국인보다 상대적으로 더 위험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셈.

▽교통안전시설에 대한 엇갈리는 평가〓교통표지판이나 신호등 등 운전자를 위한 교통시설에 대한 평가는 외국인이 내국인보다 더 높은 점수를 줬다.

내국인은 ‘잘 갖추지 않았다’고 응답한 비율이 34.4%인 반면 외국인은 33.2%였다. ‘잘 갖추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내국인이 18.9%에 그친 반면 외국인은 24.8%로 국내 교통시설에 대한 만족도는 외국인이 더 높았다.

횡단보도나 보행자 안내표지 등 보행자용 교통시설에 대한 평가도 마찬가지다.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비율은 내국인(39.3%)이 외국인(37.6%)보다 높은 반면 긍정적인 시각을 가진 비율은 외국인(21.3%)이 내국인(14.8%)보다 높았다.

연구소 관계자는 “이는 외국인들이 국내 교통시설보다는 운전자 및 보행자의 나쁜 습관 때문에 교통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본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보행자보다는 운전자가 더 나빠〓내, 외국인 모두 공감하는 대목이다.

이번 설문에서 ‘운전자가 교통법규를 잘 지키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이 내국인이 44.0%, 외국인이 52.5%였다.

반면 ‘보행자가 교통법규를 잘 지키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은 내국인이 36.1%, 외국인이 20.8%로 나와 교통법규를 보행자보다는 운전자가 더 많이 위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외국인에게 위협적인 버스나 택시〓교통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교통수단으로는 내국인(38.6%)과 외국인(28.2%) 모두 오토바이를 꼽았다. 복잡한 도로에서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오토바이가 교통사고의 주된 원인이라는 것.

하지만 오토바이를 제외했을 때는 내국인과 외국인의 시각이 전혀 달랐다. 내국인이 트럭(17.4%)과 승용차(14.6%)를 위험한 교통수단이라고 지목한 반면 대중교통수단을 주로 이용하는 외국인은 버스(27.7%)와 택시(20.3%)라고 응답했다. ▽교통안전 문제에 수동적인 한국인〓교통법규 준수를 유도하기 위해 필요한 방안에 관한 문항에 대해 외국인들은 ‘운전자와 보행자의 올바른 습관 형성’이라고 답한 비율이 제일 높은 반면 내국인들은 ‘경찰 단속 강화’라는 답변이 더 많았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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