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관광도 교류도 北 입맛대로 하나

  • 입력 2003년 3월 3일 18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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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남북 교류를 지켜보는 국민의 마음은 착잡하다. 북한의 일방통행식 행태와 거기에 끌려가는 듯한 우리측 태도가 모두 문제다. ‘이대로는 안 된다’며 우려를 넘어 분노하는 사람들마저 적지 않다.

지난달 성대한 기념행사와 함께 시작된 금강산 육로관광은 불과 열흘 만에 차질을 빚고 있다. 북측이 철도 노반공사를 핑계로 본격적인 관광을 회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측과 사전협의도 끝내지 않은 채 5월까지 3만여명의 관광객 예약을 받은 현대아산측의 일 처리도 한심스럽지만, 약속을 또 미루는 북측의 태도는 더욱 실망스럽다. 만약 북측의 지연작전이 일각의 분석처럼 금강산 관광 대가를 더 받아내기 위한 ‘술수’라면 북측의 뜻에 따라 끊어졌다 이어졌다를 되풀이하는 ‘경제성 없는 사업’을 계속할지 여부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난 주말 서울에 온 북한 종교인들이 보여준 언행 또한 납득하기 어렵다. 저들이 쏟아놓은 갖가지 정치선전은 종교행사의 범위를 넘어섰다. 북측이 진정 평화를 원한다면 “핵전쟁이 일어나면 남북 모두 참화를 피할 수 없다”는 선동적 발언으로 남측 종교인들을 자극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핵개발을 포기하는 것이 옳지 않은가. 그러지 않는 한 그들이 강조하는 민족공조 논리는 남측 여론을 오도하기 위한 속임수로 받아들여질 뿐이다.

민간차원의 남북교류에서도 상호주의는 필요하다. 우리는 평양에 가서 진심으로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르는데 북측은 서울에 와서 민족간 이간을 부추기는 정치선전을 일삼는 것이 과연 제대로 된 민간교류인지 3·1 민족대회 주최측에 묻고 싶다.

북한이 이렇듯 자기 입맛대로만 행동한다면 남북교류의 확대 발전은 멀어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국내 여론이 북한의 기만적인 행동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요란한 행사가 아니라 실체를 중시해야 남북관계가 더 발전할 수 있다. 그래야 국민의 지지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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