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더블딥’ 경제 심상치 않다

  • 입력 2003년 2월 20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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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경기가 심각하다. 경기가 잠시 회복되다가 다시 주저앉는 ‘더블딥(double dip·이중침체)’ 현상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경고가 나올 정도이다. ‘언론이 경기 불안을 부추긴다’는 식의 발언들이 노무현 대통령당선자 주변에서 나온 이후 기업인과 관료들이 침묵하는 가운데 나온 민간경제연구소의 경기예측이라 더욱 관심이 간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현재와 같은 내수위축세가 지속되면 국내 경기는 2002년의 반짝 상승 후에 다시 둔화되는 더블딥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국내 경기가 내수침체와 물가상승, 경상수지 적자의 삼중고(三重苦)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민간경제연구소의 보고서라고 가볍게 볼 수는 없다. 이미 곳곳에서 이런 조짐이 나타나고 있고 경제계가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수경기의 급격한 하강이 새로 출범할 정부의 책임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외면할 과제는 더욱 아니다. 현정부의 인위적인 경기부양의 후유증으로 가계대출 축소이후 내수 경기는 이미 내리막길이다. 이라크전쟁 발발 가능성으로 국제유가가 치솟고 있으며 그나마 흑자를 유지하던 월간 무역수지도 1월 3년 만에 처음 적자를 기록했다.

게다가 북한 핵문제로 인한 신용등급전망의 하락과 새정부의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겹쳐 기업의욕은 찾아보기도 어렵다. 불안에 휩싸인 기업에 투자를 기대하기는 불가능하다. 정권교체와 정책변경, 신용등급의 하향조정 조짐과 반도체 가격하락 등이 외환위기 때와 비슷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각하다는 소리도 들린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지금 정부 어디에도 적극적으로 경제를 챙기는 곳이 없다는 점이다. 현정부의 경제팀은 곧 물러날 것이고 새정부의 경제팀은 아직 구성되지 않았다. 새정부는 경제팀을 조속히 구성하고 정책의 최우선순위를 경제에 두어야 한다. 경제가 제대로 움직여야 개혁도 가능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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