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고르고 나서]사라져가는 ‘생명’을 위하여

  • 입력 2002년 12월 13일 17시 28분


전 세계 사람들은 날마다 얼마나 많은 생물종에 의존하며 살고 있을까요. 많아야 100종, 아니면 200종 정도?

‘오카방고, 흔들리는 생명’(1면)에 따르면 하루 4만종의 생명이 인간의 생존을 지탱하고 있답니다. 4만종 중에는 식물과 동물뿐만 아니라 균류, 미생물도 포함됩니다. 그런데 오염과 서식지 파괴 등으로 인해 1년에 3만종의 생물이 지상에서 사라지고 있으며 지구는 엄청난 종의 소멸을 뜻하는 ‘제6의 멸종’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이름도 알지 못하는 벌레나 풀 한 포기가 멸종되는 것이 왜 문제가 되며 생물의 다양성이 왜 중요한 것일까요. 이 책을 우리말로 옮긴 과학저술가 김동광씨는 대답합니다. “생물의 다양성은 인류에게 유용한지 여부가 아니라 그 자체로 본질적인 가치를 가진다. 우리는 먹을 수 있는가, 약으로 쓸 수 있는가 라는 관점에서 생물을 보는 데 익숙해 있지만 모든 생물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풍부하고 복잡한 관계를 맺으며 생태계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지구는 우리의 고향이고 지상의 모든 생물이 인류의 가족이라는 이야기를 ‘인류의 자궁’이라는 오카방고 늪의 목소리를 통해 들어보십시오.

‘해리포터 사이언스’(2면)와 ‘네 정신에 새로운 창을 열어라’(3면)는 새로운 시각으로,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국내 기획물이란 점에서 반가웠습니다. 해리포터 시리즈에 나타난 마법들을 실증적 과학으로 풀어낸 ‘해리포터 사이언스’의 경우 과학과 문화적 상상력의 결합을 시도한 ‘사이러스 시리즈’의 첫 책입니다. 앞으로 ‘베토벤 사이언스’ ‘바이블 사이언스’ ‘피카소 사이언스’ 등이 나온다고 하는데 다음 책들도 기대가 됩니다.

‘네 정신에 새로운 창을 열어라’는 탄생 과정부터 깊은 뜻이 담겨 있습니다. 국내 인문서 출판에 한 획을 그은 민음사 박맹호 대표의 고희를 기념해 기획된 책이거든요. 이미지와 텍스트가 균형있게 공존하는 이 책은 고정관념에 도전한 전위예술가와 사상가 등 창조자들의 궤적을 따라가면서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세계를 향해 상상력과 도전의식을 펼쳐보라고 힘주어 말합니다.

고미석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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