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5주년 결산 국제 학술대회]"체질개선 재발막아야"

  • 입력 2002년 10월 4일 18시 51분


서울대 국제금융센터(소장 정덕구) 주관으로 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외환위기 관련 국제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이 정운찬 서울대총장의 ‘위기 전후의 한국경제’ 주제발표를 들은 뒤 박수를 치고 있다.  박영대기자
서울대 국제금융센터(소장 정덕구) 주관으로 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외환위기 관련 국제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이 정운찬 서울대총장의 ‘위기 전후의 한국경제’ 주제발표를 들은 뒤 박수를 치고 있다. 박영대기자
국내외 경제학자들이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경제회복은 일시적인 대외 경제여건 개선과 재정확대에 힘입은 것이며 언제든지 금융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서울대 국제금융센터(소장 정덕구·鄭德龜) 주관으로 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에서 참석자들은 이같이 지적, 미완의 구조조정을 완결 짓고 국제금융시장의 예측하기 힘든 움직임에 대응할 수 있는 경제 체질과 조기경보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역설했다.

외환위기 5주년을 맞아 ‘한국경제, 위기를 넘어서’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대회에서 첫 주제발표를 한 정운찬 서울대 총장은 “외환위기는 거시경제적 불균형보다는 미시구조적 결함이 겹쳐 발생했다”면서 “그런데도 정부는 지난 5년간 구조개혁보다는 재정확대를 통한 위기관리에 치중해 왔기 때문에 주변여건이 어려워지면 언제든지 위기가 재발할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종화(고려대) 이창용(서울대) 홍기석 교수(이화여대) 등은 “한번 위기를 겪은 나라가 또다시 외환위기에 빠진 경우가 48%에 이른다”면서 “단기 외채 비중을 줄이는 대신 외국인 직접투자를 적극 유치해 외부 충격에 대한 내성(耐性)을 길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인준(서울대) 송치영 교수(국민대)와 차백인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제금융시장에 내재돼 있는 불안정성을 감안할 때 경제 펀더멘털의 개선이 위기 발생을 막을 수 있는 충분조건은 아니다”면서 정부가 자본자유화 확대 문제에 대해 신중을 기할 것을 권고했다.

박원암 홍익대 교수와 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같은 맥락에서 “각국의 독자적인 금융 및 기업 구조조정만으로는 위기의 재발을 막을 수 없다”면서 “아시아 국가간의 협력과 국제금융체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이정우 경북대교수는 “1998∼99년에 빈곤선 이하 계층이 2배로 늘어나고 전반적인 소득분배 구조가 악화했다”면서 “또 다른 위기가 오기 전에 취약한 사회적 안전망을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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