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8·9안정대책 이후]재건축 규제강화…신규분양 노려라

  • 입력 2002년 8월 11일 17시 57분



‘8·9 주택시장 안정대책’으로 서울 강남지역 부동산에 대한 투자 전략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강남권에서 최고의 인기 부동산 투자상품은 재건축 대상 아파트였다. 올 들어 집 값 상승률도 일반아파트의 2배 가까운 정도여서 높은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었기 때문. 그런데 내년부터 재건축사업이 초기 단계에 이중삼중의 규제를 받게 돼 사업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수익성을 결정짓는 재건축사업 기간이 늦어지는 만큼 투자 가치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반면 만성적인 수요초과지역인 강남에서 재건축사업이 위축되면 새 아파트 공급이 줄어든다. 이는 이미 사업승인이나 조합설립을 받은 재건축 단지는 상대적으로 희소가치가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의 인기를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아파트 분양권, 신규 분양아파트, 기존 주택, 강남으로 출퇴근이나 통학이 가능한 경기 지역의 토지 등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기대된다.

▽재건축 시장 양극화할 듯〓강남에 위치했더라도 사업 추진 단계에 따라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사업이 가능한 곳은 희소성 때문에 또 한 차례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대표적인 곳이 잠실 주공 4단지(2678가구), 도곡 주공 1차(2698가구), 영동 1∼3차(2590가구) 등 저밀도지구의 재건축 아파트들이다.

바뀐 제도의 핵심은 재건축사업을 하기 전까지는 조건을 까다롭게 하되 일단 재건축사업 승인이 난 아파트에 대해선 사업을 최단기간에 끝낼 수 있도록 한다는 것. 따라서 이들 아파트의 수익성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반면 재건축 추진위 구성 단계에 있거나 안전진단을 준비하는 초기 단계에 있는 재건축 단지는 사업 장기화가 불가피해진 만큼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자금출처조사 등을 우려한 급매물이나 사업 장기화에 따른 실망 매물이 쏟아지면 큰 폭의 가격 하락도 예상된다.

실제로 안전진단을 받지 못한 일부 중층(10∼15층) 재건축아파트는 정부 방침이 알려진 최근 1주 사이에 가격이 500만∼1000만원이 낮아졌다.

따라서 투자자라면 재건축 아파트 단지별 사업 추진 단계를 꼼꼼히 따져보면서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부동산프랜차이즈업체 ‘유니에셋’의 오석건 전무는 “아파트 가구수가 많고 조합원간 분쟁이 끊이지 않으며 평형이 지나치게 다양해 조합원간 이해가 크게 엇갈리는 재건축 대상 아파트라면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한다. 원활한 사업 추진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

▽신규 분양, 분양권, 기존주택은 인기 끌 듯〓서울 지역에서 새로 공급되는 아파트의 90%는 대부분 재건축 아파트이다. 강남권에서는 더욱 그렇다. 따라서 재건축 규제 강화는 신규 공급 아파트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신규 분양될 아파트의 인기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연말까지 강남권에서 공급될 아파트는 △강남구 3220가구 △서초구 2259가구 △송파구 299가구 △강동구 319가구 등 모두 6097가구로 집계됐다.

청약통장 가입자라면 이들 지역의 분양 일정을 꼼꼼히 따져보며 청약전략을 세워야 한다. 이때 서울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있고 9월부터 시행될 분양권 거래 제한 조치를 받게 된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중도금 2회를 납부하고 계약한 지 1년이 지난 뒤에야 분양권을 팔 수 있으므로 확실한 자금 조달 계획을 세운 뒤 청약에 나서야 한다. 강남 아파트분양권과 기존 주택의 인기도 높아질 전망. 희소성이 높아졌기 때문. 게다가 분양권은 분양권 거래 제한 조치가 가동되면 매물 자체가 줄어들 가능성이 커서 수급 불균형에 따른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의 곽창석 이사는 “다만 자금출처조사가 강도 높게 실시될 예정이므로 ‘묻지마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틈새 상품도 노려라〓강남으로 통학할 수 있는 경기 지역 새 아파트의 인기가 다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말 해제 예정인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안의 취락지구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강남 일대의 다세대 다가구와 오피스텔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시각이 엇갈린다. 새 아파트 공급 감소로 투자 가치를 다시 인정받을 것이라는 분석과 재건축에 따른 이전수요를 겨냥해 지어진 물량이 많기 때문에 공급 과잉에 따른 투자 가치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서울 강남구 아파트 재건축 현황
재건축단지 건축연도 사업단계
개나리 1차 1976년 12월 재건축 허용 결정
개나리 2차 고층 1978년 6월 재건축 허용 결정
개나리 2차 1978년 6월 사업계획승인 신청
개나리 3차 1978년 6월 사업계획승인 신청
개나리 4차 1979년 3월 재건축허용 결정
개포 시영 1984년 11월 재건축추진위 구성
개포주공 1단지 1982년 6월 안전진단 신청
개포주공 2단지 1983년 5월 재건축추진위 구성
개포주공 3단지 1983년 6월 재건축추진위 구성
개포주공 4단지 1983년 8월 재건축추진위 구성
경복 1978년 8월 재건축 허용 결정
도곡 1차 1977년 6월 사업계획승인
도곡 2차 1977년 6월 사업계획승인 신청
서린 1979년 8월 사업계획승인 신청
압구정 한양7차 1981년 6월 안전진단 신청
양우 1975년 11월 사업계획승인
영동 1단지 1974년 3월 사업계획승인 신청
영동 2단지 1974년 12월 사업계획승인 신청
영동 3단지 1974년 12월 사업계획승인 신청
영동 차관 1974년 12월 사업계획승인 신청
은마 1979년 12월 재건축추진위 구성
일원동 현대사원 1983년 12월 조합설립인가
일원동 대우 1983년 12월 재건축추진위 구성
진달래 2,3차 1979년 9월 재건축추진위 구성
진흥빌라 1983년 11월 재건축추진위 구성
청실 1979년 7월 재건축허용 결정
한신 1976년 1월 사업계획승인
해청(가∼마) 1974년 11월 사업계획승인
해청(바∼21동) 1974년 1월 사업계획승인 신청
홍실 1981년 11월 안전진단 신청
자료:미리주닷컴(www.miriz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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