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인물]서울대 김석화교수, 얼굴기형치료 권위

  • 입력 2002년 6월 23일 18시 10분


서울대병원 김석화 교수(소아성형외과)는 손에 꼭 PDA(개인휴대단말기)를 들고 다닌다. 그는 병원에서 1인 4역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해야 할 일을 일일이 기억하기가 불가능해서 PDA를 ‘수행 비서’처럼 갖고 다니는 것이다.

김 교수는 최근 서울대병원 홍보실장과 서울대 의학박물관장을 맡았다. 성형외과 교수로서 어린이 얼굴기형 치료의 국내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는 그는 온라인 의학교육 사이트인 ‘버츄얼엠디(www.virtualmd.co.kr)’의 대표직도 맡고 있다.

예전에는 병원홍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 유명 병원에는 ‘홍보실장’이 필요도 없었고 맡겠다고 나서는 사람도 없었지만 이제는 병원내 중요 보직 가운데 하나다. 종합병원이든 개인병원이든 홍보에 큰 힘을 쏟고 있고 병원 간의 경쟁은 그만큼 치열해진 것이다.

김 교수는 “과거에 택시타고 ‘대학병원에 가자’하면 운전기사가 알아서 서울대병원으로 갔다고 한다”면서 “그렇지만 지금은 다른 병원도 모든 면에서 훌륭하기 때문에 ‘서울대병원’이라는 과거의 명성에만 안주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능률협회 선정 브랜드파워 1위 병원이라고 하지만 과연 브랜드파워 1위에 걸맞도록 하고 있는가에 대한 끊임없는 반성과 발전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환자 입장에서 편하고 친절한 병원, 서비스가 좋은 병원을 만들고 세계 초 일류병원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병원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환자들에게 알리고 질 높은 의료정보를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고 김 교수는 강조했다.

서울대의대 교수들이 공동으로 버츄얼엠디를 만든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다. 김 교수는 “요즘 인터넷을 비롯해 시중에는 검증되지 않은 의료정보가 넘쳐난다”며 “누군가 책임을 지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버츄얼엠디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버츄얼엠디는 현재 의사를 교육하는 사이트로서 기능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일반 국민들을 위한 정보도 제공할 계획이다. “명의만의 노하우는 이제 없습니다. 환자 치료의 기준을 명확히 해서 의료계도 ‘표준화’된 치료를 해야 합니다.”

의사에게도 환자에게도 믿을만한 의료정보를 제공하는게 김 교수의 목표다.

김 교수는 선천성 안면기형을 가진 어려운 처지의 어린이들을 제화기업 에스콰이아 등 각계의 후원을 받아 수술해주는 봉사활동에도 앞장서 왔다. 그는 한국 영화계의 거목 김수용 감독의 장남이기도 하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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