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라면 값 올릴수도… 놔둘수도…

  • 입력 2002년 6월 17일 18시 48분


라면은 무조건 값이 싸다는 인식 때문에 라면 업체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라면은 기초 생계품목으로 여겨져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 저항이 크다. 가격 올리기가 쉽지 않아 이익률도 낮다. 최근 2∼3년간 시장규모도 정체 상태에 빠져 있다.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 1위(66%)인 농심은 작년 전체 매출(1조2177억원)의 67%를 라면에서 올렸지만 라면 부문이 순이익에서 차지한 비중은 56.5%에 그쳤다. 그나마 라면에서 수익을 내는 곳은 ‘규모의 경제’를 누리고 있는 농심이 거의 유일하다.

지난해 농심이 신라면 등의 가격을 약 8% 올린 후 후발업체들이 뒤따라 라면가격을 소폭 인상했으나 이익률을 높이기에는 역부족이다.

빙그레는 지난해 총 5152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102억원의 이익을 냈지만 라면 부문에서는 약 30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매운콩라면 뉴면 등으로 ‘고급 라면’ 시장을 공략했지만 ‘고급 라면도 라면’이라는 인식 때문에 프리미엄급에 걸맞은 값을 매길 수 없는 것.

빙그레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라면 부문의 비용 구조를 재점검하는 등 수익성을 높이기에 나서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도 작년 458억원의 순이익을 냈으나 매출 비중 약 14%인 라면 부문의 이익은 ‘본전’에 그쳤다. 야쿠르트는 원가 구조가 상대적으로 좋은 용기면의 비중을 높이고 클로렐라면 등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호조를 보이는 러시아 수출 등에 힘을 쏟을 방침이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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