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朝日新聞]漱石先生の見たものは

  • 입력 2002년 6월 15일 23시 05분



▼소세키 선생이 본 것은

꼭 100년 전. 영국에 유학 중이던 나쓰메 소세키(일본의 문호·1867∼1916·편집자주)는 영국인들이 풋볼에 열중하는 것에 강한 인상을 받은 것 같다.

문학론을 위한 노트에 사회적인 관심의 예로서 일본인의 ‘애국’, 서양인의 ‘부국’, 영국의 풋볼을 열거했다.

소세키 선생이 말하는 풋볼이 축구인지 럭비인지는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그가 풋볼에 빠졌던 것만은 분명하다. 풋볼에 정신을 빼앗기고 있을 때는 옆에 있던 소녀 2명의 대화가 귀에 들어오지 않았으나 볼을 다루는 장면이 끝나면 대화 내용이 들려왔다고 쓰고 있다. 그런 체험으로부터 한 곳에 관심을 집중하면 시간의 존재마저 잃어버리는 ‘일념만년, 만년일념(一念萬年, 萬年一念-짧기도 하지만, 짧지도 않다)’의 원리를 깨달았다.

대영제국이 전파한 축구에 대해 “영국사람들도 세계에 상당히 나쁜 일을 했다. 축구처럼 바보 같은 것을 만연시켰다”고 말한 사람은 아르헨티나의 대표적인 시인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다. 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 때는 자국 팀이 첫 시합을 치르고, 주위가 열광하고 있는 바로 그 시간에 ‘불멸’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었다. 그는 극단적인 내셔널리즘을 싫어했다. 라틴아메리카 문학자인 노야 후미아키에 따르면 보르헤스는 무엇보다도 페널티킥(PK)을 불공평한 룰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7일 ‘숙명적인 대결’을 벌인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 잉글랜드의 데이비드 베컴 선수가 찬 PK가 우승 후보라던 아르헨티나의 운명을 결정지어 버렸다. 보르헤스가 살아 있다면 뭐라고 비아냥댔을 것인가.

아니, 소세키라면 오늘의 엄청난 축구 열기와 ‘닛폰, 차차차’라는 대함성을 어떻게 생각했을 것인가. 최근 100년. 짧기도 하지만, 짧지도 않다.

유리 사치코 편집위원

정리〓심규선 도쿄특파원 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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