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몸값 두배 올리기]⑦조직 충성도/'회사사랑' 숨기지말라

  • 입력 2002년 5월 19일 17시 59분


제일제당에서 조직 충성도가 높기로 소문난 제약사업부 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 제일제당
제일제당에서 조직 충성도가 높기로 소문난 제약사업부 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 제일제당
제일제당 제약사업부 국내영업팀 성정현(34) 과장은 동료들과 함께 커피숍에 가면 탁자 위에 놓인 설탕이 어느 회사 제품인지 반드시 확인한다. 타사 제품이면 제일제당 제품으로 바꿔달라고 주저 없이 말한다. 그는 “설탕 하나라도 우리 회사에서 만든 게 아니면 안 먹는다”는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다. 또 꼭 양복 정장을 입고 아무리 바빠도 회사 배지를 다는 일을 잊지 않는다. 그만큼 회사에 대한 자부심이 크기 때문이다. 동료들은 “성 과장은 누구보다도 조직에 대한 충성도(loyalty)가 강해서 무슨 일이든지 상사들이 믿고 맡길 수 있겠다”고 말하곤 한다.

경쟁업체간에 핵심인력을 둘러싼 스카우트 경쟁이 심해지면서 ‘조직에 대한 로열티’가 직원을 평가하는데 있어 중요한 요소중 하나로 부각되고 있다.

어떤 기업이건 업무능력에 중대한 결함만 없다면 조직에 대한 열정과 애착이 큰 직원들을 선호하게 마련.

전문가들은 마음에 없는 말이나 행동을 할 필요는 없지만 평소 마음속에 품고 있는 조직에 대한 애착과 충성심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직장에서 몸값을 올리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충고한다.

▽직장에 대한 자부심을 솔직하게 표현한다〓현대중공업 수출과에서 근무하는 김태경(32) 대리는 자타가 공인하는 대표적인 ‘현중(現重)맨’이다. 현대에 입사한지는 5년이 채 안됐지만 상사들로부터 ‘현대중공업에 뼈를 묻을 사람’이라는 인정을 받고 있다.

김 대리는 고등학교 시절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를 견학했을 때 느꼈던 벅찬 감동을 아직도 잊지 않고 있으며 지금도 직장 선후배들에게 그 때의 경험을 자주 이야기한다.

그는 “거대한 선박에 매달려 땀흘리며 용접을 하던 선배들의 모습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며 “이런 기업이야말로 한국을 움직이는 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한다.

이런 생각 때문에 1997년 입사 당시 현대와 함께 내로라 하는 다른 대기업의 입사시험에도 합격했지만 주저하지 않고 현대를 선택했다.

▽불만이 있으면 개선방안을 제시한다〓SK텔레콤에서 수도권지역 마케팅을 담당하는 김태훈(33) 대리는 친지나 친구들을 만나면 ‘왜 011을 써야 하는지’ ‘경쟁업체에 비해 어떤 점이 좋은지’에 대해 설명하는 일을 잊지 않는다. 때로는 친구들로부터 “입만 열면 회사 자랑”이라는 핀잔을 들을 정도.

직장 동료들과의 식사 또는 술자리에서 영업 실적을 높이는 비결이나 업계 현황에 대한 토론을 자주 벌인다.

김 대리는 “현재의 직장 생활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으며 주위 사람들과 얘기를 할 때 그런 생각을 솔직히 표현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그렇지만 직장에 대한 불만이 왜 없겠느냐”며 “직장 선후배들에게 불만을 토로할 때도 어떻게 개선하는 게 좋을지를 미리 생각해서 대안을 제시하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헤드헌팅 전문업체인 HR코리아의 김귀진 부사장은 “현재의 직장 생활에 얼마나 만족하고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만족하고 있다는 결론이 나오면 조직에 대한 로열티를 충분히 보여주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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