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경재용/프로 꿈꿔야 ´프로 직장인´된다

  • 입력 2002년 5월 10일 18시 27분


올해 LPGA 시즌 6승 이상이 기대되는 골프계의 신데렐라 박세리, 다리 부상으로 몇주째 등판하지 못하여 고국 팬들을 안타깝게 하는 박찬호….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에 4000만 국민이 환호하고 마음 졸인다. 그 이유는 동포애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매순간 발휘되는 그들의 투철한 프로정신에 매료되기 때문일 것이다.

프로정신은 비단 스포츠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평생을 청소부로 살다 간 앤디 리츤이라는 미국인은 죽기 전 자식들에게 “내가 죽거든 따로 관을 만들지 말고, 청소차의 쓰레기 컨테이너 안에 눕혀다오” 라는 유언을 남겼다. 생전의 그는 쓰레기가 있는 곳이면 자기 구역이든 아니든, 퇴근시간 후에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었다. 업무의 기동성을 높이기 위해 ‘청소부용 걸음걸이’를 개발, 전수하는 등 진정한 프로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었다고 한다.

프로골퍼가 골프에, 야구선수가 야구에, 앤디 리츤이 청소에 끈질긴 프로정신을 발휘한 이유는 그 일이 자신과 가족의 생활을 지탱해주는 생업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들은 어떤가. 우리네 직장인 역시 자기 일이 생업이 아니라 부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생업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프로다운 프로 직장인이 얼마나 있는지에 대해서는 한 번 생각해볼 일이다. 자신의 업무에서 프로선수들이 기울이는 노력의 반이라도 하고 있는지, 남들에게 자신의 업무 영역에서 떳떳이 프로라고 말할 수 있는지….

박찬호나 박세리를 프로라고 부르는 데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누가 자신에게 프로냐고 물어보면 당당하게 ‘나는 프로’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있을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프로’ ‘프로정신’이라는 말이 자신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느끼는 것 같다. 마치 성공한 사람들만을 가리키는 이름인 것처럼….

자신이 프로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분야에서 프로 정신을 발휘하려 노력한다면 우리 사회는 좀 더 빠르게 발전할 것이다. 우리 회사는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프로정신을 심어주기 위해 오직 한 분야만 주력하여 전문가로 양성하는 ‘전문보직제’를 실시하고 있다. 언뜻 보면 하나밖에 모르는 사람을 키우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하나라도 완벽하게 할 수 있는 프로를 만드는 과정이다. 프로를 꿈꾸는 사람만이 진정한 프로가 될 수 있다.

주택건설업은 하나의 현장이 2∼4년 소요되는 장기적인 일이며 변화와 변수가 많은 사업이다. 다른 분야도 그렇겠지만 주택건설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철저한 전문성과 프로정신이 필수적이다. 인건비도 변동이 심하고, 자재 수급도 예상하기 어렵고, 심지어는 건축·건설의 트렌드도 변화가 심해, 한 분야 한 분야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주택은 단순한 주거공간이 아니라 가정의 화목과 행복을 만들어가는 공간이다. 따라서 주택건설인은 ‘가정행복의 설계사’라고도 할 수 있다. 가족 구성원들이 최대의 편리함과 아늑함을 느낄 수 있도록 끊임없이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과 공간활용을 연구하고 계획해야 한다. 우리는 오늘도 ‘행복공간’의 프로를 꿈꾸며 또 하나의 주춧돌을 놓는다.

경재용 동문건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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