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그약]치매증세 진행 방지 역할

  • 입력 2002년 4월 28일 17시 30분


“내가 앓는 알츠하이머병이 점차 심해지면 가족이 고통을 겪을 것입니다. 나는 아내를 고통에서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국민에게 알리면서 병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발표한 내용 중 한 대목이다.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은 알츠하이머병. 이 병을 앓는 환자의 뇌에 아세틸콜린이 감소돼 있다는 사실이 발견된 것은 70년대 말이다. 아세틸콜린은 사람의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주의력과 학습 능력을 유지시키는 매우 중요한 신경전달물질이다.

이어 뇌 속 아세틸콜린이 부족해져 신경접합부에서 적절한 신호를 전달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콜린성 가설’이 제시됐고 약물을 통해 아세틸콜린의 작용을 높이려는 치료법이 개발됐다.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약은 한국에자이사의 ‘아리셉트’, 한국노바티스의 ‘엑셀론’, 한국얀센의 ‘레미닐’ 등이다. 주로 뇌 안에서 아세틸콜린을 분해하는 효소를 억제해 뇌 속 아세틸콜린의 농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하며 세 약 모두 비슷한 효과와 안정성을 지니고 있다.

한 가지 약제를 복용해 기대했던 효과가 나타나지 않거나 부작용으로 복용이 불가능할 때 다른 약으로 효과를 보는 사례도 있다.

또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사용하면 병이 진행되는 것을 늦추고 환자가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기간을 늘려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현재로서는 ‘근본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은 퇴행성 뇌신경질환이다. 하지만 아세틸콜린 분해 억제제의 개발은 치매 질환 치료에 큰 도움을 줬다.

많은 연구자가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퇴행성 뇌신경질환의 근본 치료법을 찾고 있다. 완치법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조기 진단과 약물 치료, 환자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로서는 환자와 가족의 고통을 덜고 사회 생활을 유지시켜주는 최선의 치료법이기 때문이다.<끝>

김상윤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자료제공 의학교육사이트버추얼엠디www.virtualm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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