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팀의 베스트건강법]삼성서울병원 폐암치료팀

  • 입력 2002년 2월 3일 17시 23분


“팀이 폐암을 치료하는 것이죠.”

성균관대의대 삼성서울병원 폐암치료팀은 독특한 진료 시스템을 자랑한다. 6개 진료과목의 교수 9명이 한 팀을 이뤄 폐암을 치료한다. 이들은 매주 한번씩 모여 폐암 환자의 정보를 공유하고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최선의 치료법을 찾아낸다.

환자는 병원의 어느 진료과을 먼저 찾아가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내과든 외과든 진료를 받게 되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진료과로 보내진다. 주치의가 바뀌더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주치의는 환자가 입원할 당시부터 모든 진료정보를 알고 있기 때문.

팀의 리더는 폐식도외과의 심영목 교수. 심 교수는 “폐암치료팀에 불협화음이란 없다. 시너지 효과만 있을 뿐이다”고 강조한다. 심 교수의 팀 운영 철학은 상호평등주의. 막내 교수가 목소리를 높여도 고까운 시선을 보내는 동료는 없다. 서로가 협력자이면서 감시자 역할을 하기 때문에 ‘엉뚱한’ 진료를 하기란 ‘바늘 구멍으로 낙타 빠져 나가기’만큼이나 어렵다.

이 밖에 치료팀을 구성하는 사람은 폐식도외과 김진국, 혈액종양내과 박근칠, 호흡기내과 권오정 김호중, 치료방사선과 안용찬, 영상의학과 이경수, 진단병리과 한정호, 마취과 양미경 교수. 특히 권 교수는 지난해 동아일보가 연재한 ‘베스트 중견의사’ 시리즈에서 1위를 차지했던 주인공. 또 이 교수는 폐암 진단에서 세계적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94년 병원이 개원하면서부터 한 팀을 이뤘던 이들이 치료한 폐암 환자는 모두 3700여명. 치료 결과는 세계의 유수 병원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실제로 94년부터 2000년 말까지 수술을 받은 환자 731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수술 뒤 △1년 생존율은 80.7% △2년 67.7% △3년 58.2% △4년 54.4% △5년 50% 등으로 나타났다. 미국 최고의 암 치료기관인 MD 앤더슨의 성적을 웃도는 수준.

그러나 폐암은 여전히 조기에 발견하기 힘들다. 암이 진행되기 전까지 증세가 거의 나타나지 않기 때문. 치료팀은 99년 도입한 저용량 컴퓨터단층촬영(CT)에서 해결책을 찾았다. 기존의 X선 검사에 비해 방사선 피폭량은 6분의 1 수준이면서 정확도는 10배 이상 높아 조기 발견의 가능성을 높였다.

이 교수는 최근 대한방사선의학회에 제출한 논문 ‘폐암의 영상진단’에서 기존의 흉부 X선 검사로는 전체 폐 용적의 26% 정도가 심장과 횡경막에 막혀 촬영할 수 없기 때문에 폐암을 발견하지 못할 확률이 높다며 폐암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대안으로 CT 검사를 제안했다.

박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폐암에는 크게 소세포와 비(非)소세포폐암이 있으며 국내 폐암 환자의 80% 정도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이다. 최근 국내에 불어닥친 금연열풍의 주역인 코미디언 이주일씨도 비소세포폐암의 일종인 선암에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폐암은 종류에 따라 치료법도 다르다. 소세포폐암은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를 함께 한다. 그러나 비소세포폐암 환자는 암세포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아야 하지만 3분의 2 정도는 수술로도 치유가 힘든 말기 암 환자들이다. 이럴 경우 치료팀은 항암제 및 방사선 치료로 암세포의 힘을 빼놓는 사전 정지 작업을 한다.

또 치료팀은 최근 기관지 내시경을 이용한 시술이나 3차원 입체 방사선 치료 등 수술을 하지 않고 폐암을 치료할 수 있는 시술법을 본격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첫째도 금연, 둘째도 금연, 셋째도 금연입니다.”

치료팀은 “폐암예방법 제1조는 금연”이라고 입을 모은다. 환자의 90∼95%는 흡연과 관련이 있다는 것. 지난해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폐암은 위암을 제치고 국내 사망률 1위의 암으로 떠올랐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피우지 않는 사람에 비해 폐암에 걸릴 확률이 평균 13배 높고, 하루 두갑씩 20년을 피운 사람은 70배 정도까지 치솟는다. 45세 이상의 흡연자는 6개월∼1년 단위로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국내 사망률 1위의 암답게 폐암을 둘러싼 오해도 많다. 심교수는 “많은 환자가 폐에 칼을 대면 암세포가 순식간에 온몸으로 퍼진다고 알고 있는데 근거도 없고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수술은 여전히 폐암을 치료하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

또 수십년간 담배를 피우면서 100세 넘게 장수하는 노인의 사례를 드는 환자도 많다. 치료팀의 대답은 ‘예외 중의 예외’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숙환-이두연 교수 등 흉부외과 권위

폐암 치료에는 흉부외과 호흡기내과 혈액종양내과 치료방사선과 영상의학과 등 다양한 진료과 전문의들이 참여한다.

이 가운데 흉부외과 명의로는 삼성서울병원 심영목 김진국, 서울대병원 김주현 성숙환 김영태, 영동세브란스병원 이두연 교수 등이 꼽힌다.

성숙환 심영목 교수는 동아일보가 연재한 ‘베스트 중견의사’ 시리즈에서 각각 1, 2등을 차지하는 등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또 서울대 폐암 치료팀을 이끄는 김주현 교수도 ‘베스트 닥터의 건강학’ 시리즈에서 흉부외과 부문 1위를 차지한 명의.

지방의 명의로는 대구 가톨릭대 전상훈 교수와 전남대 나국주 교수가 ‘양대 산맥’으로 꼽힌다. 특히 전 교수는 1년에 폐 질환 수술을 300여회, 폐암 수술 120회 정도를 하는 등 왕성한 진료활동을 자랑한다.

내과에서는 서울대병원 심영수 한성구, 신촌세브란스병원 김성규, 고려대 안암병원 유세화, 삼성서울병원 권오정 교수 등이 명의로 꼽힌다. 특히 국립암센터 이진수 원장은 미국 MD 앤더슨 출신으로 삼성 이건희 회장을 치료하면서부터 한국에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코미디언 이주일씨의 주치의이다.

▼폐암치료 분야 전국의 명의▼

분야이름소속연락처
내과심영수
한성구
서울대02-760-2211
김성규연세대 신촌세브란스02-361-6040
유세화고려대 안암02-920-5410
권오정성균관대 삼성서울02-3410-2000
이진수국립암센터031-920-0114
외과심영목
김진국
성균관대 삼성서울02-3410-2183
김주현
성숙환
서울대02-760-2653
조재일국립암센터031-920-0114
정경영연세대 신촌세브란스02-361-6192
이두연연세대 영동세브란스02-3497-2470
박승일울산대 서울중앙02-3010-3571
김광택고려대 안암02-920-5436
전상훈대구가톨릭대053-650-4560
나국주전남대062-220-6557

차지완 기자 maru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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