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북-미간의 대립은 20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대화 재개를 본격 모색하려는 우리 정부의 노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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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 부시경고 강력반발 |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성명을 통해 “근래 북-미관계 역사에 미국 대통령이 직접 정책연설을 통해 자주적인 주권국가인 우리나라에 이처럼 노골적인 침략위협을 가한 적은 없다”며 “이는 사실상 우리에 대한 선전포고나 다름없다”고 말했다고 관영 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이 1일 보도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이어 “우리는 대화와 협상의 가면마저 벗어 던지고 정세를 전쟁접경으로 몰아가고 있는 미국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에 대해 예리하게 주시하고 있다”며 “타격의 선택권은 미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고 경고했다.
정부는 이같은 상황전개가 대북정책을 둘러싼 한미공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해 2일 새벽(한국시간) 뉴욕에서 열린 한승수(韓昇洙) 외교통상장관과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간의 회담에서 북-미간의 현안을 대화로 풀어나가도록 미국측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20일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북-미관계 개선을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협의하는 한편 부시 대통령에게 햇볕정책에 대한 강력한 지지 표명을 요청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콘돌리자 라이스 미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지난달 31일 버지니아주 알링턴에서 열린 전미보수동맹 회의에 참석, “북한은 이제 세계 제일의 탄도미사일 장사꾼으로서 구매자가 아무리 사악한 의도를 갖고 있더라도 개의치 않고 거래를 트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는 1일 ‘2001년 4·4분기 한미관계 분석’ 이란 보고서를 통해 한반도가 미국이 주도한 대테러전쟁의 역풍(逆風)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실제 전쟁은 한반도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벌어졌지만 미국의 새로운 군사 외교적 필요성, 한미 동맹관계, 부시 행정부의 강경발언, 이에 대한 북한의 대응 등으로 인해 한반도 안보관계가 복잡해졌다”고 지적했다.
뉴욕〓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