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CSIS 보고서 "美 강경파 對北압박 계속땐 北 군사도발"

  • 입력 2002년 2월 1일 18시 27분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2001년 4·4분기 한미관계 분석’ 보고서는 미국의 대(對)테러 전쟁이 어떻게 한반도 안보상황에 연쇄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쳤는지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CSIS는 워싱턴DC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국제 전략적인 이슈를 연구하는 싱크 탱크다. 다음은 CSIS 보고서 요지.

▽2001년 9∼11월〓미국의 대테러 전쟁은 지난해 10월 중순경부터 북-미 관계에 악재로 작용했다. 미 행정부 관리들은 미국이 대테러 전쟁에 집중하는 점을 악용해 북한이 모종의 군사 도발을 일으킬 가능성을 우려했으며 미 공군은 대북 억지력을 유지하기 위해 한국에 F15 전투기 대대를 배치했다.

이에 북한은 한반도 주변에 대한 미국의 군사력 증강 조치를 공격 위협으로 간주하고 대미 비난 수위를 높였다. 계속되는 북-미 관계의 고착과 대테러 전쟁은 11월 중순부터 남북 관계에 실질적인 악영향을 미쳤다. 남북은 장관급 회담을 진행했으나 다음 회담 일정도 잡지 못한 채 결렬됐다.

▽12월〓12월에 들어서면서 북-미 관계와 남북관계는 함께 악화됐다. 존 볼튼 미 국무부 차관은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회의에서 북한의 화학무기 개발 계획을 비난했으며 얼마 후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북한 핵시설에 대한 사찰을 요구했다. 북한은 대미 비난 수위를 높였고 한국 관리들도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향후 전망〓관측통들은 △부시 행정부 내 강경파들의 입김에 의해 북한이 아프가니스탄에 뒤이어 불량국가 중 하나로 지목되거나 △남북 양측의 관계개선 의지에 따라 부시 행정부 내 강경파들의 입김이 완화되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다.

첫 번째 시나리오에서는 핵무기 및 생물무기 사찰 요구 등 계속되는 미국의 강경 조치에 직면한 북한이 자신들의 완강함을 과시하기 위해 모종의 군사 도발을 감행할 수도 있다. 두 번째 시나리오로 간다면 특사의 북한 방문을 통해 클린턴 행정부 말기 이후 중단된 북-미 대화 재개에 합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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