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팀의 베스트건강법]서울중앙병원 뇌중풍 치료팀

  • 입력 2002년 1월 27일 17시 52분


울산대의대 서울중앙병원 ‘뇌중풍(뇌졸중)의 비수술 치료팀’은 ‘공부하는 치료팀’으로 정평이 나있다. 팀원이 매년 세계적 학술지에 내는 논문(SCI 논문)을 합치면 30편이 훌쩍 넘는다.

팀장인 신경과 김종성 교수(46)는 최근 동아일보가 연재한 ‘베스트 닥터의 건강학’과 ‘베스트 중견의사’에서 뇌혈관 질환 부문 1위를 독차지했다. 그는 뇌중풍 뒤 복잡하고 다양한 감각장애와 뇌간에서 생기는 뇌중풍 연구에 있어서 세계적인 권위자이다. 그의 연구에는 ‘수제자’인 권순억 교수(38)의 도움이 빠지지 않는다.

또 김 교수의 한 해 후배인 고재영 교수(46)는 아연이 뇌중풍이나 치매 등 뇌질환을 어떻게 유발하는지에 대한 연구로 세계 학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국내 의학자 중 미국에서 발행되는 세계적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두 번씩 논문을 발표한 유일한 사람이기도 하다.

방사선과 서대철(46) 최충곤 교수(41)는 사타구니 동맥를 통해 넣은 특수관을 뇌혈관에 도달케 한 다음 막힌 혈관을 뚫는 분야의 세계적 ‘고수(高手)’다. 이들은 자기공명영상(MRI)촬영 가운데서도 특수한 기법인 확산강조 MRI촬영, 관류강조 MRI촬영 등을 한국화해서 신경과 의사들이 뇌혈관의 손상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

김종성 교수는 “이런 진단 시스템이 갖춰진 곳은 세계적으로 10곳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최근에는 특수관을 넣어 막힌 곳을 뚫으면서 피떡을 녹이거나 혈관을 뚫은 다음 좁아진 곳에 그물망을 넣어 넓히는 방법 등으로 치료율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족이나 주위 사람이 뇌중풍으로 갑자기 쓰러지면 무조건 대형 종합병원 응급실로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더러 뇌중풍 증세가 와서 몸이 마비돼 한쪽 다리를 절뚝거리면서도 외래 진료 창구 앞에서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데 응급실로 옮겨가야 한다”면서 “고혈압 당뇨병이 있거나 한번이라도 뇌중풍 비슷한 증세가 온 사람 등 뇌중풍 위험 환자는 늘 주위에 어떤 병원이 치료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뇌중풍은 △갑자기 한쪽 팔 다리나 얼굴 등이 저리거나 힘이 빠지고 △한쪽 눈의 시력이 나빠지고 침침해지며 △평소와 전혀 다른 두통이 생기는 등의 전조(前兆) 증세가 있다. 또 몸의 한쪽이 마비되거나 정신은 멀쩡한데 말이 잘못 나오거나 남의 말을 이해할 수 없다든지, 갑자기 시력에 큰 문제가 생기면 ‘응급상황’이므로 늦어도 6시간 내에 병원으로 가야 한다.

병원에서는 응급의학과 신경과 신경외과 방사선과 등의 의사들이 협력해 치료 방법을 결정한다.

권 교수는 “뇌중풍 환자는 대부분 수술받아야 하는 것으로 아는 사람이 많지만 수술 받는 경우는 20% 미만”이라고 소개했다. 뇌동맥꽈리 등 뇌혈관이 기형일 경우, 뇌경색이나 뇌출혈 중 부기가 심해서 뇌가 큰 압력을 받을 때 등에만 수술을 하고 나머지는 신경과에서 치료한다.

고 교수는 뇌중풍은 예방이 최선임을 강조했다. 그는 “뇌중풍은 단일 질환으로는 국내 사망원인 1위로 매년 10만명당 70여명 이상이 희생된다”면서 “담배는 끊고 싱겁게 먹는 습관을 들이면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폭음도 뇌중풍의 촉진제이다. 술 마시고 자주 기억을 잃는 사람은 뇌혈관이 망가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 고혈압 당뇨병 환자는 혈압과 혈당 관리에 각각 신경 써야 한다. 요즘 채식 열풍이 불어 지방 섭취는 전혀 안해야 된다고 아는 사람이 많지만 마른 사람은 오히려 지방을 충분히 먹어야 한다. 콜레스테롤이 너무 적으면 혈관벽이 약해져 중풍이 오기 쉽다.

이성주 기자 stein33@donga.com

▼뇌중풍 치료 명의들

뇌중풍의 신경과 명의로는 서울대병원 노재규 윤병우 교수, 삼성서울병원 이광호 정진상 교수, 신촌세브란스병원 허지회 교수 등이 꼽힌다.

▼뇌중풍 분야 신경과 명의들▼

이름소속연락처
김종성울산대 서울중앙02-2224-3431
고재영울산대 서울중앙02-2224-3432
노재규서울대02-760-3276
윤병우서울대02-760-3276
이광호성균관대 삼성서울02-3410-2370
정진상성균관대 삼성서울02-3410-2376
허지회연세대 신촌세브란스02-361-6090
이병철한림대 평촌성심031-380-3740
나정호인하대032-890-2112
조기현전남대062-220-5114

이 가운데 노 교수는 국내의 수많은 뇌중풍 전문가를 길러낸 이 분야의 ‘대가’이다. 그는 뇌중풍 진단을 위해 ‘경두개 초음파 검사법’을 도입했고 자기공명영상(MRI)촬영 등을 이용해 진단율을 크게 향상시켰다.

윤 교수는 서울중앙병원 김종성 교수와 경기고, 서울의대 동기생으로 김 교수와 뇌중풍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또 이광호 교수는 특수 컴퓨터단층촬영(CT) 방법을 개발해서 5분 안에 뇌 손상 부위의 위치와 크기를 진단, 시술 성공률을 높이고 있다.

허교수는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이규창 교수가 이끄는 ‘막강 신경외과 뇌혈관 수술팀’에 가려 있던 신경과를 떠받칠 재목으로 꼽힌다.

지방대 교수로는 인하대병원 나정호 교수와 전남대 조기현 교수, 평촌 성심병원 이병철 교수가 ‘빅3’를 형성하고 있다. 세 교수는 동아일보가 연재한 ‘베스트 닥터의 건강학’과 ‘베스트 중견의사’에서 두 번 모두 ‘톱10’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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