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생보사 '프로젝트 파이낸싱' 눈뜨다

  • 입력 2001년 11월 20일 18시 55분


보험업계에서 보험 영업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자산운용. 생명 손해 보험을 막론하고 보험사는 영업에서 약간 손해를 보고 대신 고객들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투자해 수익을 내는 구조다.

보험사들이 요즘 돈을 굴릴 곳을 찾지 못해 고민이다. 채권을 사자니 금리가 너무 낮고 주식은 너무 위험하다. 그나마 안전한 것으로 평가받는 개인담보대출은 이미 포화상태.

프로젝트 파이낸싱(Project Financing)이 떠오르는 것은 이런 사업환경 덕택이다. PF는 그동안 은행권의 전유물로 여겨졌으나 이제는 보험사들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교보생명이 선두주자〓교보생명은 최근 제일은행 금호생명 등과 함께 금호산업의 렌터카 사업부문의 매출채권을 담보로 한 ABS 840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이 채권은 렌터카 사업부문의 장기 임대차계약과 미래에 발생할 매출채권을 담보로 발행된 것. 금리도 8.01%대로 비교적 높지만 주간사 수수료(0.3%) 역시 짭짤하다.

PF의 예상수익은 매우 높다. 99년부터 지금까지 벌어들인 이자수익은 1850억원(약 10%). 여기에 수수료 수익 92억5000만원을 합하면 평균 수익률이 13% 수준. 아파트담보 대출과 국고채 투자수익보다 훨씬 높다.

▽투자메리트는 충분하다〓기업대출금은 당초 대출목적 대로 쓰이는 지를 금융기관이 감시하기 어렵다. 그러나 PF는 투자금액을 관리계좌(Escrow Account)에 묶어놓기 때문에 기업대출금의 전용을 막을 수 있다.

PF를 추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현금흐름(Cash Flow)이 예상대로 나오느냐의 여부. 부동산투자 및 개발, SOC사업투자 등은 과거 경험을 통해 수익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투자위험이 낮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삼성, 대한생명도 가세〓삼성생명도 PF에 눈을 뜨기 시작해 작년에만 3600억원, 올해는 9월 말까지 4950억원을 투자했다. 서울 강남의 센트럴시티와 시티타워 등이 대상이다. 아직은 총자산(56조4000억원)의 0.9% 수준에 불과하지만 투자규모 확대는 대세다.

대한생명도 다른 금융기관이 주선한 공동대출 프로그램에 참가하며 서서히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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