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대만월드컵]한국, 대만 텃세 못넘었다…1대5패

  • 입력 2001년 11월 15일 01시 12분


‘九恨韓(구한한).’

대만팬들이 한국전에서 들고 나온 플래카드다. 99년 한국에서 열린 아시아경기대회에서 품은 대만의 한을 대변하는 말. 당시 대만은 한국전과 일본전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아깝게 2경기를 모두 패배, 시드니올림픽에 출전치 못했다. 이 때문에 대만이 한국야구에 갖는 적대감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

14일 대만 가오슝구장에서 열린 한국-대만전. 가오슝구장을 가득 메운 2만여 대만팬들의 응원은 광적이었다. 손에 들고 부는 나팔소리와 응원함성은 귀청을 찢을 듯 시끄러워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하기조차 힘들었다.

운동장 분위기에 선수들이 압도당했기 때문이었을까. 초반부터 한국선수들은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밀렸다. 1회 시작하자마자 선발 이용훈(삼성)의 난조로 2실점하고 5회엔 홈런 을 포함, 3실점.

특히 대만의 주포인 첸친펑을 막지 못한 게 패인이었다. 미국 프로야구 LA 다저스의 마이너리그 소속으로 99년 올해의 선수상을 받기도 했던 첸친펑은 98년 방콕아시아경기대회에서 박찬호로부터 홈런을 빼앗아내기도 해 한국팬에게 낯익은 선수. 첸친펑은 1회 선제 1타점짜리 우월 3루타와 5회 쐐기 2점홈런을 터뜨리는 등 4타수 4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반면 한국 타선은 대만 선발로 나선 21세의 신예 창치치아의 변화구를 제대로 공략 못하며 9이닝 동안 11삼진에 6안타 1득점으로 침묵했다.

1-5로 패한 한국은 대만에 A조 1위를 내주고 4위로 밀려나 16일 타이베이에서 이번 대회 최강으로 꼽히는 B조 1위 일본과 4강행 티켓을 놓고 운명적인 한판을 벌이게 됐다.

<가오슝(대만)〓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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