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중국 WTO가입 한국 영향…통신장비-철강 "띵호와"

  • 입력 2001년 11월 11일 19시 01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이라는 큰 재료를 맞은 증권가의 분석가들은 이번 재료가 일단 한국의 주력 업종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의 WTO 가입으로 중국의 내수 시장은 더욱 확대되고 수출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완제품 및 중간재에서 모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것.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기술력이 높아져 여러 부문에서 한국제품과 경쟁을 벌일 것”이라면서도 “한국의 주력업종이 아직은 중국에 비해 월등히 기술력이 높기 때문에 당분간은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혜업종 1순위는 통신장비〓중국은 WTO 정보기술협약에 따라 통신관련 제품의 평균 관세율을 현재 22%에서 2006년에는 0%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 쿼터제 등 비관세 장벽도 5년 이내에 완전 철폐될 전망. 대우증권 허성일 연구원은 “중국의 통신 시장 개방으로 장비 구매도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통신장비 업종 가운데선 특히 이동통신 단말기 제조업체들의 수혜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철강, 반도체, 자동차도 맑음〓중국은 그동안 비관세 장벽을 통해 한국산 철강 수입을 통제해왔지만 앞으로 이 같은 방법은 동원하기 힘들게 됐다. 반도체에서도 최근 중국이 반도체 산업을 일으키려 노력하고 있지만 기술수준으로 볼 때 경쟁 상대가 안 된다는 게 중론.

자동차의 경우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소득수준이 높아져 자동차 수요가 늘어난다면 소형차 수요가 우선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소형차 부문에서 세계최고의 경쟁력 보유국.

▽가전, 섬유, 석유화학은 제한적 수혜〓중국의 가전제품 평균 관세율은 낮아지지만 컬러TV 세탁기 등 주요 가전제품에 대해선 여전히 30% 이상의 높은 관세가 유지될 전망이다. 대우증권 도철환 연구원은 “수출비중이 높고 중국 내 현지법인의 영업이 활발한 오디오 관련 업체들 위주로 제한적인 수혜가 점쳐지고 있다”고 지적.

석유화학 업종의 경우 중국의 관세 인하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중국의 섬유 시장 확대에 따라 수요가 증가한다는 점은 호재로 꼽힌다. 그러나 엑슨모빌, 로열더치셸 등 세계 메이저 업체들의 중국 내 설비투자가 2005년경이면 완료되는 등 중국의 생산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장기적으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할 전망.

섬유업종 역시 중국의 원부자재 수입 증가와 비관세 장벽 완화 등은 긍정적이지만 중국과 수출 시장에서 직접 경쟁해야 하는 의류를 비롯한 천연직물 업체는 경쟁이 한층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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