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이변 속출…"재미있네"

  • 입력 2001년 11월 5일 18시 27분


역시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었다.

3일 시즌 개막 이후 팀당 2경기씩을 치른 2001∼2002애니콜 프로농구가 초반 이변으로 흥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LG 세이커스와 SK 나이츠가 강세를 지킨 가운데 지난 시즌 창단 이후 첫 우승의 한을 풀었던 삼성 썬더스의 2연속 패배와 만년 하위권팀들의 약진이 바로 그 것.

▽삼성의 예상 밖의 부진〓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는 삼성 썬더스의 2연패는 충격적이다.

지난 시즌 팀 최소 실점 2위였던 탄탄한 수비조직력과 속공도 예전같지 않다. 코리아텐더 푸르미와의 개막전 패배에 이어 주전 멤버가 모두 뛴 삼보 엑써스전 패배는 삼성을 당황케 하기에 충분했다.

이는 슈터들의 부진과 용병 위력이 반감됐기 때문.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18.8점을 기록한 ‘람보 슈터’ 문경은(SK 빅스)과 맞트레이드된 우지원이 기대만큼 활약을 못하고 있으며 이번 시즌을 대비해 각 구단이 작지만 빠르고 득점력이 좋은 삼성의 지난 시즌 MVP 매클래리와 비슷한 스타일의 용병을 보강해 매클래리의 위력이 반감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승청부업자의 맹렬한 기세〓‘공격농구의 화신’ LG가 초반부터 득점포에 불을 댕겼다. 즐비한 3점 슈터들을 앞세워 지난 시즌 전체 45경기 중 24경기나 100점 이상씩을 챙겼던 LG는 최근 두 경기도 평균 112점을 챙기며 상대의 혼을 뺐다. 돌풍의 주역으로 공격농구를 이끌고 있는 김태환 LG 감독. ‘우승청부업자’란 별명답게 지난 시즌 LG 사령탑을 맡자마자 팀을 준우승으로 이끌었던 김 감독의 눈빛이 초반부터 번뜩이고 있다.

▽하위팀의 반란은 가능할까〓동양 오리온스는 지난 시즌 11연패로 감독교체 소동을 빚었고 10개 구단 중 유일한 한자릿수 승수(9승)를 기록했다. 하지만 동양은 4일 KCC 이지스전에서 역대 팀 한 경기 최다 득점(124점)을 올리며 승리를 챙겼다. 신인 포인트 가드 김승현의 빠른 경기운영에 마르커스 힉스, 라이언 페리맨 등 용병들의 위력이 더해진 결과.

나란히 삼성을 상대로 1승씩을 챙긴 코리아텐더와 삼보도 다크호스. 코리아텐더는 지난 시즌 교통사고로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던 마이클 매덕스가 골 밑에서 ‘NBA급’ 수준의 경기감각을 보여줬고 신인 보이드도 빠르고 재치있다는 평. 삼보는 현역 최고령 선수인 허재의 노련미로 상위권팀을 끊임없이 괴롭힐 전망이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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