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과거를 묻지 마세요"

  • 입력 2001년 10월 19일 14시 59분


지난 2000년 2월, 5억엔의 몸값을 받고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2년 계약을 했던 정민철이 계약 연장없이 국내 프로야구에 복귀했다.

국내 최고의 컨트롤을 자랑하며 99년 18승을 올리며 한화를 우승으로 이끈후 일본 무대에 도전했던 정민철은 지난 2년간 요미우리 임대선수로 활약하며 통산 12경기에서 3승 2패, 방어율 4.70의 성적표를 안고 돌아왔다.

일본 무대에서 별다른 활약없이 계약기간 만료후 복귀를 하게 된 정민철은 일본 프로야구의 텃세와 용병투수 차별등의 문제등을 이유로 일본 무대 재도전 의사를 포기한채 국내 무대로의 복귀를 택했다.

정민철이 복귀 결정을 한데는 일본 무대 적응실패가 주원인이고, 두번째 이유가 원 소속팀인 한화의 강한 복귀요청에 의해 이루어진 일

국내에서 활약했던 점을 감안해서 해외무대에서 충분히 통하리라 예상하고 진출했던 일본야구의 높은 벽에 주저 앉고 말았다.

99년 최고전성기 시절 146km대의 공을 주무기로 제구력을 자랑하던 투구가 하향세를 거듭하며 140km대로 떨어져 일본타자들에게 쉽게 공략당했다. 일본선수들은 상대방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 드는 강점이 있다. 스피드가 떨어지는 약점을 파고 드는 일본선수들을 이겨내기엔 역부족.

여기다 일본 진출이후 잦은 부상과 컨디션 난조등으로 1군무대에 제대로 적응조차하지 못한채 2군 신세를 전전하다 주워진 1군 기회마저 실전경험 부족으로 날려버리기가 일쑤였다.

연습량 부족과 자신의 몸관리에 소흘했기에 잦은 부상을 입는 것이다.

부상없이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해야만 1군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건만 자기관리가 생명인 프로선수의 본분을 다하지 못한 결과이다.

또한 익숙치 않은 일본야구의 문화에 적응하지 못한 점도 크게 작용했다. 감독이 팀의 전권을 가지고 움직이는 일본프로야구에서 감독과의 불화설은 곧 퇴출을 의미한다. 또 외국용병에 대한 차별대우에다 한국선수에 대한 지나친 차별로 인해 팀동료들과 코치진과 쉽게 어울리지 못했다. 지난 2000시즌이 끝난후 자신에 대한 처사가 지나치다 싶어 팀의 감독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한후 조기 퇴출설이 흘러 나왔었다.

이런저런 이유로 일본무대에서 성공한 선동열의 신화를 잇게다던 희망도 사라지고 2군에서 생활로 야구에 대한 의욕도 떨어지고, 국내무대에서 뛰던 에이스 투수로서의 자존심도 망가지고, 불규칙한 등판으로 몸만들기에 실패하고 결국 일본무대에서 생활을 접기에 이르렀다.

최악에 상황에 이른 정민철을 구제한 것은 한화구단.

국내 최고의 대우를 약속하며 99년의 활약을 기대하는 한화의 요청이 있었다.

이종범의 기아 복귀로 자극을 받은데다 정민철의 본실력이 일본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 국내무대 복귀를 종용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한화가 어렵게 포스트시즌 진출을 했건만 확실한 에이스 부재로 좌절의 쓴맛을 맛봐야 했기때문에 지난 99년에 에이스로 활약했던 정민철의 자리를 절실히 느꼈기 때문이다.

구단과 자신, 그리고 일부 전문가들은 실력에 앞서 일본무대에서 적응실패를 좌절의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의 구위를 아직도 인정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과연 그의 구위는 예전 그대로일까?

그의 국내 복귀후 내년시즌 투구가 그 사실을 증명해 줄 것이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