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우승컵은 어디로?"

  • 입력 2001년 10월 8일 11시 32분


한국 여자농구가 태국 방콕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 여자농구 선수권대회에서 강력한 라이벌이자 영원한 우승후보인 중국에게 예선리그 2차전에서 64대 100의 스코어를 기록하며 대패를 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아시아여자농구 3연패를 목표로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해 시드니올림픽 4강에 진출했던 저력과 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에서 실력을 쌓았고, 최근에는 5월 동아시아대회에서 중국과 맞대결해서 이긴 전력도 있고해서 자신감을 표현하며 우승에다 이번 대회 3위까지 주워지는 2002년 세계 여자농구 선수권대회 출전 자격까지 일석이조의 기쁨과 목표를 내세웠다.

두가지 목표중 적어도 한가지는 수정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지난달 아시아 대회 파견 국가대표 선발과정에서 무리한 대표선발과 뽑힌 선수가 대표팀 합류를 거부하는등의 문제가 일면서 대회를 앞두고 좋지 않은 인상을 주었다.

농구협회는 당초 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에서 절정의 기량을 선보였던 정선민과 정은순, 박정은등을 대표팀에 뽑았다. 그러나 정선민과 박정은은 여름리그에서 입었던 부상으로 합류가 힘들게 되었고, 정은순 또한 학업과 출산이라는 이유로 운동을 쉬고 있는 상황에서 3명은 대표팀 합류를 거부했고 급기야 농구협회는 3명을 대체할 선수를 선발해서 대회에 출전.

정은순, 정선민, 전주원등이 부상등을 이유로 빠진 대표팀은 종이 호랑이로 추락.

예선리그 1차전에서는 한수아래의 일본을 가볍게 물리치며 대표팀의 의혹을 잠재우는듯 했다.

그러나 라이벌 중국을 맞아서는 종이 호랑이의 모습을 영락없이 보였다.

수년간 한국여자농구의 더블포스트를 맡아오던 정은순, 정선민이 빠진 이종애와 김계령의 센터진은 중국 장신군단에 맞서기엔 힘들었고, 전주원, 박정은으로 이어지는 포워드진 또한 빠진 상태에서 조직적인 공격력을 살리기엔 역부족이었고 한국여자농구의 한계를 드러내기엔 충분했다.

기량차이와 신장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한국여자농구는 무참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이번 대회는 13개국이 참가하여 한국등 5개국이 1부리그를 이루어 예선전을 펼친 다음 상위 4개팀이 결선리그를 벌여 3장의 세계선수권대회 티켓을 놓고 경기를 치르게 되어 있다. 중국은 대회 개최국으로서 자동출전권이 확보가 되어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출전권은 사실상 받지만 않았을뿐 이미 확보된 상태.

그러나 농구협회는 이미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이란 실리는 충분히 확보한 상태에서 아시아선수권 3연패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무리한 선수선발을 추진했다.

여름리그를 마친지 얼마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치고 부상당한 선수들을 선발해서 빈축을 샀고, 아마를 제외한 선발 선수 전원을 프로선수로 출전시켜 또한번 일부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실리와 명분 두마리의 토끼를 잡으려던 여자프로농구가 선수선발 잡음으로 선수들의 반발이라는 내분을 일으킨데다, 예선전에서 중국에 대패하며 아시아 최강이라는 자존심에 심한 상처까지 입게 되어 이번 대회의 성적에 상관 없이 선수내분 수습과 자존심 치유에 상단한 시간이 걸릴듯 하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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