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성의 포인트 부동산테크]'중도금 무이자 융자' 광고조심

  • 입력 2001년 9월 13일 19시 13분


“600만원에 오피스텔 한 실을 구할 수 있다.”

수도권 일대에 이런 광고가 요즘 흔하다. 이런 가격이 가능한 것은 총분양금 6000만원의 10%만 받고 계약한 뒤 중도금(분양금의 60%) 전액에 대해 무이자 융자를 하기 때문. 무이자 대출은 업체가 이자를 대납해준다는 설명도 뒤따른다. 업체들이 이 같은 분양방식을 고집하는 것은 여윳돈이 많지 않지만 분양권 전매를 기대하는 소액 투자자들도 끌어들이겠다는 계산 때문이다.

언뜻 보면 조건이 좋아 보인다. 600만원 정도 내고 1년 반 내지 2년 정도 묻어둔 뒤 입주할 시점에 부동산 경기가 좋아진다면 프리미엄을 얹어 팔 수도 있을 테니까. 게다가 예금 금리가 바닥이니 금상첨화다.

그러나 장미의 화려함 뒤에는 가시가 있는 법.

우선 이런 상품은 많은 ‘덤’을 주어야만 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입지 여건이나 평면 설계가 뒤떨어질 수도 있다. 눈에 띄지 않는 흠이다.

오피스텔은 일반아파트나 주상복합아파트에 비해 환금성이 떨어진다. 원할 때 팔기가 쉽지 않다. 덥석 샀다가는 골칫거리가 될 수도 있다.

분양가도 따져봐야 한다. 업체가 선심 쓰듯 융자금 대출 이자를 대납해 준다고 했지만 부담액을 분양가에 고스란히 얹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오피스텔 전문업체를 운영하는 L사장도 “기업은 절대로 손해볼 일을 하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이 같은 ‘눈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으려면 주변 오피스텔과 평당 분양가를 비교해 보고, 비싸다면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현재 수도권에 공급된 아파트나 주상복합아파트의 절반 가량은 30평형대 이하 중소형이다. 아직 변수가 있지만 정부가 소형아파트 의무 공급 비율을 부활시킨다면 2년 뒤 공급 과잉을 불러 올 수도 있다. 따라서 지금 청약할 오피스텔의 입주시점에 시장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주변 입지여건은 어떻게 바뀌는지, 수요와 공급은 어떻게 될지를 따져봐야 한다. 언제 어느 때고 ‘묻지마 투자’, ‘무작정 투자’는 화를 부른다.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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