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중견의사]이비인후과-목/세브란스병원 최은창 교수

  • 입력 2001년 9월 9일 18시 36분


“후두암 예방은 첫째도, 둘째도 금연입니다. 그런데 오히려 여성과 청소년의 흡연률이 높아지고 있어 걱정입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최은창 교수(45)는 “40대 이상의 흡연자 중 갑자기 목이 쉬거나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될 때는 빨리 병원을 찾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최교수는 이는 후두암의 전조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두경부(頭頸部) 질환의 주요 발생 부위와 종류는?

“주로 성대, 인두(구강과 식도 사이의 소화관), 후두(입안의 호흡기 입구) 등 머리와 목 주변의 각종 기관에 발생한다. 인두염과 편도염, 역류 식도염 등 ‘염증 질환’과 후두암과 구강암, 인두암 등 ‘종양 질환’으로 나뉜다. 이 중 후두암은 전체 두경부암의 30%를 차지해 발병률이 가장 높다.”

-후두암의 증세 및 치료법은.

“40대 이상의 흡연자가 특별한 질환없이 쉰 목소리가 2주 이상 계속되면 일단 의심해야 한다. 이와 함께 음식을 삼키기 힘들거나 숨이 찰 경우에는 지체없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후두암 중 성대 윗부분에 생기는 ‘성문 상부암’은 침이나 음식물을 삼킬 때 가벼운 통증 외엔 별다른 증세가 없어 암세포가 임파선 등 주위 조직까지 침범한 3기 이후에 발견되는 사례가 많다. 3기 이상일 경우 수술 후 5년간 생존율이 다른 후두암의 절반 수준인 30∼40%에 불과하다. 1∼2기까지는 부분 적출술과 방사선 치료로 성대를 보존할 수 있지만 3기 이상은 성대를 제거한 뒤 식도 발성법 등 음성 재활교육을 받아야 한다.”

-입안이나 목구멍에 염증이나 궤양이 생기면 무조건 암을 의심해야 하나?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단순 염증이나 궤양은 발생 초기부터 아프다. 반면 암이 원인일 경우에는 암세포가 신경을 침범할 때까지 별다른 통증이 없다. 특히 염증이나 궤양의 표면이 거칠고 2주 이상 지속될 때는 종양 질환의 전조일 가능성이 높다.”

-각종 음성 장애는 왜 생기나.

“대개 성대를 둘러싼 얇은 막에 건조한 주변 환경이나 과도한 발성으로 인해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특히 가수, 교사, 목사 등 목을 많이 쓰는 사람들은 성대에 ‘굳은살’이 생기는 ‘성대결절’이 많다. 2∼3개월 정도 안정을 하면 회복되지만 결절이 딱딱해지거나 물혹이 생길 경우에는 현미경을 이용한 미세수술로 결절을 잘라내야 한다.”

-건강한 목 관리법은?

“노래방에서 악을 쓰며 노래를 부르는 등 목에 부담을 주지 말고 자주 양치질과 입안을 행궈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 지나친 냉난방은 실내를 건조하게 해 목 건강에 좋지 않다. 입안을 헹굴 때는 너무 짠 소금물보다 체액과 농도가 같은 생리 식염수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교수는요...

연세대 의대에서 91년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세계적인 암전문병원인 미국 MD앤더슨 암센터(90.12∼91.1)와 스탠포드 의대(95∼97년)에서 두경부외과 연수 과정을 마쳤다. 주요 연구 분야는 후두암과 구강암, 인두암 등 각종 두경부암의 수술적 치료법과 기능 대체시술 부문. 최근에는 유전자를 이용한 암세포 치료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현재 대한이비인후과학회 고시 위원, 간행 위원을 맡고 있다. 골프와 축구, 테니스 등에 능한 스포츠광.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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