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추칼럼]K-리그 득점이 줄었다고 하는데

  • 입력 2001년 8월 13일 10시 51분


K-리그 득점이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작년도 정규리그 평균득점은 경기당 2.77골이었는데 비해, 올해는 경기당 2.3골로 많이 떨어졌다. 작년 같은기간에 총 153골이 난데 비해 지금까지는 135골밖에 나지 않았다. 경기당 평균 3.0골 이상은 나야 경기가 재미있다는 통념에 비교해 본다면 매우 낮은 수치이다.

사실 올해에는 다득점 경기도 많이 줄고 0:0 경기도 많이 나왔고(작년에는 0:0 경기가 전 시즌에 10번밖에 안되었는데, 올해는 벌써 0:0 경기가 10경기라고 한다) 득점력도 많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

순위

구단

득점

슈팅

반칙

2001

2000

2001

2000

2001

2000

1

수원

20

14

191

158

202

252

2

포항

13

14

125

134

186

209

3

성남

17

18

159

164

184

208

4

부산

16

16

180

145

167

204

5

안양

8

17

139

120

192

208

6

울산

15

9

134

128

171

201

7

전남

12

10

168

151

209

206

8

대전

14

14

116

147

228

185

9

부천

9

22

190

168

168

215

10

전북

11

19

153

138

208

217

135

153

1,555

1,453

1,915

2,105

먼저 작년 이맘때, 그러니까 12경기씩을 소화해 냈을때의 기록을 비교해 보면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각 구단별로 득점의 부침이 매우 심하다는 것이다. 특히 작년에 22골을 넣은 부천과 19골을 넣은 전북, 17골을 넣은 안양은 올해 각각 9골, 11골, 8골에 머무르는 극심한 골가뭄을 나타내고 있다. 이 세 팀들은 올시즌 공격력 부재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구단이다. 안양의 경우에는 외국인 선수들이 조금씩 자리를 잡아 가고 있지만 작년 최용수의 공백을 아직도 메꾸지 못하고 있으며, 더군다나 정광민까지 전력에서 탈락되어 있는 상황이다. 전북은 10경기 무승에 허덕일만큼 팀이 엉망이었으며, 부천 역시 전년도 2위팀이란 위용은 간데없이 이성재,이원식,곽경근 등의 FW진의 컨디션 저하와 외국인 공격수들의 백업 부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작년보다 많은 득점을 하고 있는 팀은 전남과 울산, 수원뿐인데, 울산은 전년도 최하위였던 전력을 감안한다면 작년보다 공격력이 강화된 팀은 수원 한곳 뿐이라고해도 과언은 아니다. 즉, FW기근현상이 작년에 많은 득점을 했던 구단?涌?퍼지면서 그만큼 득점이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하면 과연 각 구단들이 공격을 하지 않고 수비에만 치중을 하는가? 그러나 기록상으로 살펴보면 또 그것도 아닌 것을 알 수 있다. 골 다음으로 팀의 공격력과 공격빈도를 가늠할 수 있는 슈팅수를 비교해 보면, 작년보다 오히려 는 것을 알 수 있다. 올 시즌 경기당 나오는 슈팅 수는 양팀 합쳐서 26개, 작년의 24개보다는 약 2개정도 많은 숫자이다. 이 수치는 작년보다 훨씬 더 공격적이었다는 것을 나타낼 수는 없지만 적어도 작년보다 수비적인 플레이는 아니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슈팅성공률이 올해 8.6%로 작년의 10.5%보다 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만큼 슈팅의 정확도가 떨어졌다는 소리인데, 수치만 보고는 FW들의 수준이 낮아진건지 무의미한 슈팅이 많아진건지, GK들의 수비실력들이 몰라보게 향상된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 아무래도 FW진쪽의 문제라는데 조금 더 무게가 간다.

올해에는 FW진의 공백기라고 할 수 있을만큼 공격수들의 활약이 미비하다. 황선홍, 최용수, 안정환, 이동국, 설기현등의 내노라하는 간판급 공격수들이 해외로 진출하고, 기존의 곽경근, 노상래, 이원식, 정광민 선수 등이 뚜렷한 하향세를 보이면서 FW진에서 이들을 대체할 새로운 얼굴들이 보이지 않고 있다. 파울링뇨나 샤샤 선수같은 외국인 선수들이 체면치례는 하고 있지만,

공격 10걸에 서정원, 고종수, 공오균, 히카르도같은 MF 들이 한자리씩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FW쪽에서 골을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올 시즌부터 바뀐 경기방식이 득점을 저하시킨다는 주장도 많은 지지를 얻고 있다. 예년에는 무승부가 되면 승부차기를 해서 기어이 승패를 가렸지만, 올해에는 비기기만 해도 승점 1점을 얻을 수 있는 상황(예전에는 비기고도 승부차기에서 지면 승점이 0점이었다)에서 굳이 공격에 비중을 두지 않고 안정위주의 플레이를 지향하는 것도 사실이다. 단 한순간의 실수로 승점 3점에서 1점으로 깎이고 나면 얼마나 허무할까? 또, 각 구단들마다 홈경기 승, 어웨이 경기 무승부 전략에 비중을 두는 것도 득점이 많이 나지 않는데 일조를 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너무 비관적이지만은 않다. 올해 들어서의 특이한 점 하나는 점수가 많이 나지 않는 경기라고 해도 꽤나 재미있는 경기들이 꽤 된다는 점이다. 올해에 본 많은 경기들이 1:0 승부가 나곤 했는데, 1:0 경기 특유의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경기들이 많았다. 경기 자체는 재미있고 수준높은 경기였는데 다만 골만 안난 경기가 많았다는 점은 단순히 득점만 되지 않았다뿐 경기는 그럭저럭 좋았다는 것으로 풀이해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사실 축구는 ‘골’이 모든 것을 말한다고 한다. 아무리 재미있는 경기였다고 해도 골이 나지 않으면 왠지 찜찜하지 않은가? 0:0보다는 1:1, 2:2, 3:3 경기가 관중들이 좋아할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여하간 두주간의 올스타 브레이크동안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손발을 다시 맞춘 각 팀들이 시원해지는 8월 하순부터는 보다 많은 골이 나기를 기대한다.

자료제공: 후추닷컴

http://www.hooc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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