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1년 7월 16일 01시 03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덤 6집반 각 3시간
백 최철한 3단흑 윤성현 6단
도전자의 입장에서
백 ○(전보 최종수)의 붙임에 대해 흑의 다음 수가 고도의 판단력을 요하는 대목이다. 사실 초심자들이 보기에는 백 ○이 무리처럼 보일 것이 틀림없다. 가령 백 ○에 대해 윤성현 7단이 참고도 흑 1과 같이 끊으면 어떻게 될까.
언뜻 보기에 백이 곤란한 것처럼 보이지만 백 2로 다소곳이 흑 한 점을 잡아두면 한 판의 바둑이 된다.
흑은 결국 흑 3으로 패를 해소할 수 밖에 없으며 백 4, 6으로 우하귀를 공략당해 반드시 흑이 좋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윤 7단의 입장에서 참고도와 같이 두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었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우하귀 흑도 완전히 죽은 것이 아니며 장차 흑 A로 끊어 백 다섯점을 잡는 맛이 있기 때문이다.
윤 7단은 현실적인 실리를 외면하고 흑 47, 49로 몰고 이어 중앙을 중시했다.
흑 51은 지금에 와선 절대다. 이 수를 게을리하면 백 52로 계속 몰아 우변 흑이 간단히 죽고 만다.
백 54는 절대. 윤 7단은 흑 55부터 우변 백대마에 대해 대공세에 나섰다. 흑 55부터 백 62까지 밀어붙인 뒤 흑 63으로 철저히 중앙작전을 구사해 나갔다.
최철한 3단은 백 64부터 68까지 우하귀를 압박한 뒤 흑의 응수를 물었다. 최 3단의 속셈은 백 ‘가’로 연결하는 수와 백‘나’로 귀를 잡는 수가 있어 우하귀에선 일단 기세를 올리고 있다고 자체 판단한 것 같다.
윤 7단은 우하귀에서 일단 발길을 멈추고 흑 69로 뻗어 우상변 백대마에 맹공을 퍼부었다. 아무튼 이 바둑은 고단자인 윤 7단이 방어자가 아닌 도전자의 입장에서 초반부터 적극전을 펼치고 있었다.
이것을 보고 검토실의 기사들은 한결같이 최 3단이 10대 소년답지 않게 관록이 붙었다고 아리송한 말을 하고 있었다. <우석>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