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올해의 평등부부' 오시열-채임순씨

  • 입력 2001년 7월 5일 22시 28분


“부부는 믿음이 깊은 친구나 다름없습니다.그래서 인생의 동반자라고 하는 것 아닐까요.”

광주YWCA로부터 ‘올해의 평등부부’에 선정돼 5일 상을 받은 오시열(吳時烈·52·한남개발 대표)씨와 채임순(蔡任順·49·전남대병원 의료질 관리실 팀장)씨 부부.

이들 부부는 주위에서 “남편과 아내의 역할이바뀌었다”는얘기를자주듣는다.

대학병원에 근무하면서 활발한 사회활동을 벌이고 있는 채씨에 대한 남편 오씨의 외조가 유별났기 때문이다.

70년 3월 전남대 의대 간호전문대를 수석 입학한 채씨는 졸업후 배움에 대한 갈증이 풀리지 않아 80년 결혼 이후에 방송통신대 행정학과를 마치고 88년에는 전남대 대학원에서 간호학 석사학위를 받은 ‘억척주부’다.

지금은 목포제일여고 총동문회장, 광주임상간호사회 총무, 전남대병원 새마을금고 이사, 전남대 간호대 총동문회 회계 등을 맡아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

“자식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어머니의 빈 공간을 메워준게 남편이었습니다.어찌보면 남편이 일방적으로 불평등을 당했다고 볼 수 있죠.”

대학병원 ‘사내 커플’로 만나 결혼해서 지금까지 남편의 출근 한번 제대로 챙겨주지 못했다는 채씨는 그런 탓에 평등부부상을 받았다는게 오히려 쑥스럽다고 말했다.

“집에서 살림을 하며 아이들 잘 키우는 평범한 주부가 돼 주기를 바란적도 있었지만 주위에서 아내가 잘한다는 말을 들으면 저까지 으쓱해집니다.”

남편 오씨는 “직장과 사회활동에 매달리면서도 아내는 다른 주부들에 비해 두세배의 열성을 가정에 쏟았다”며 “서로를 소유물로 여기지 않고 배려하는 마음만이 화목한 가정을 이룰수 있다”고 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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