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네티즌 펀드 확산…영화-음반서 게임까지

  • 입력 2001년 6월 18일 18시 39분


네티즌을 대상으로 제작자금을 인터넷으로 공모하는 ‘네티즌 펀드’가 영화와 음반에서 게임과 오페라 교재제작 등으로 그 범위를 급속도로 넓혀가고 있다. 영화와 음반 등에 투자한 일부 ‘네티즌 펀드’가 고수익에 성공한 게 빠른 저변 확대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게임제작도 펀드 조성〓‘네티즌 펀드’의 붐을 타고 온라임게임의 제작비 일부를 모으는 작업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착수됐다. 게임개발업체인 e2소프트는 12월쯤 시범서비스할 온라인게임 ‘베리타스’의 제작비를 네티즌으로부터 공모한다고 18일 밝혔다.

총 공모액은 2억원으로 6월27일∼7월 2일 다음(www.daum.net)과 게임전문 웹진 게임메카(www.gamemeca.com)를 통해 계좌당 1만원씩 신청할 수 있다. e2소프트측은 “온라인게임 이용자가 청소년들인 점을 감안해 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또 오페라인 ‘팬텀오브오페라’(오페라의 유령) 제작에도 펀드를 조성해 이달말 공모에 들어가고 온라인 교육사이트인 이투스터디는 수능교재 제작에 ‘북펀드’를 도입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률은 천차만별〓인터넷 공모를 통해 만든 ‘공동경비구역 JSA’의 수익률은 120%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복고 열풍’을 부른 영화 ‘친구’도 ‘대박’이 예상되면서 수익률이 100%는 거뜬히 넘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분위기에 따라 영화 ‘친구’의 펀드(1억원) 공모는 60초만에, 5월 공모한 영화 ‘신라의 달밤’ 펀드(1억5000만원)는 10초만에 마감됐다.

하지만 네티즌 펀드가 모두 고수익을 보장받는 것은 아니다. 영화 킬리만자로는 흥행 참패로 수익률이 -56%로 원금 손해를 보았다. 출연배우들이 초호화 스타급이었던 단적비연수는 적자를 보지 않는 선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일부 펀드 조성기관들은 음반 등의 제작비를 공모할 때 ‘원금보장’ 조건을 내세우기도 한다.

▽투자할 때 유의사항〓영화나 음반 전문 투자기업이 제작비의 대부분을 대고 일부 자금을 인터넷 공모로 모은다. 전문 투자사 입장에서는 공모에 참여한 마니아급 일반인들을 ‘마케팅 요원’으로 활용하려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국내 문화산업은 아직 투명성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영화보다는 음반쪽의 불투명성이 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고수익만을 노리고 무작정 공모에 참여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쉽다. 게임 등도 사정은 비슷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 영화는 1년에 50편 정도가 제작되고 이중 흥행에 성공하는 것은 1, 2편에 불과하다. 음반 쪽은 1년에 2000여장을 찍는데 10만장 이상 판매되는 것은 10장 정도에 그친다. 영화는 시나리오와 배급망을, 음반은 가수와 종전 판매량을 점검해야 한다.

<이진·금동근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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