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삼성 '지하 인터넷 왕국' 세운다

  • 입력 2001년 4월 15일 18시 41분


삼성의 ‘지하 인터넷왕국’이 건설된다. 요즘 대기업들의 최대 고민중 하나는 인터넷 네트워크. 좀더 빠르고 풍부하면서 비용이 적게드는 네트워크 구축에 온신경을 곤두 세우고 있다.

단순 서류수준에서 이제는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정보를 주고받는 일이 일상화되면서 엄청난 정보를 정체나 병목 현상없이 해결해야 하는 난제를 안고 있는 것.

이에따라 기업들은 막대한 정보를 광섬유에 실어보내는 고밀도파장분할다중화(DWDM·Dense Wavelength Division Multiflexing)기술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삼성은 그러나 한발 더 나아가 기발한 ‘지하 인터넷 네트워크’개념을 도입,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미 건설된 서울의 지하철망에 초고속망을 깔아 서울 시내 전체 계열사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삼성맨은 삼성MAN으로 통한다〓삼성그룹 계열 통신서비스회사인 유니텔은 서울 지하철 1, 2호선 지하통로를 이용해 서울시내에 있는 54개 삼성 계열사 빌딩을 광통신망으로 연결하는 ‘삼성 MAN(Metropolitan Area Network)’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유니텔은 1단계로 올해중 1, 2호선 지하철역에서 가까운 27개 삼성 건물을 연결하고 내년에는 나머지 삼성 건물에도 네트워크를 확장할 계획. 또 내년부터는 일반 빌딩을 대상으로도 MAN서비스를 할 예정.

삼성MAN은 메트로 DWDM장비를 활용, 1Gbps(Giga bits per second) 속도로 정보를 주고받게 된다. 현재 일반 통신망을 통해 서울시내 다른 건물에 위치한 삼성계열사끼리 정보를 주고받는 속도보다 수십∼1000배 빨라지게 된다는 설명.

유니텔 엄주용 전자통신사업팀장은 “MAN이 완성되면 서울 시내 삼성계열사들끼리는 영상회의 등 멀티미디어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 통신을 아무 불편없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나 홍콩 등에서도 도심 안에 10Mbps 미만의 저속 MAN을 구축한 사례는 있으나 삼성 MAN 처럼 DWDM기술을 활용해서 고속서비스를 하는 사례는 드물다.

▽이미 성큼 다가온 DWDM시대〓삼성 MAN은 건물안까지 DWDM이 들어간 드문 사례지만 기간통신망에는 이미 DWDM시대가 활짝 열렸다.

한국통신은 작년 12월초 인터넷 소통의 병목 현상을 해소하기 위하여 서울 부산 광주 대구 인천 지역의 시내구간에 60Gbps급 메트로DWDM망을 구축했다.

또 SK텔레콤은 작년까지 서울을 비롯한 대전 이북지역에 DWDM망을 구축한데 이어 올해도 100억원을 들여 대전 대구 부산 진주 광주를 잇는 DWDM망을 만들 계획이다. 이어 내년에는 대전 거창 진주에도 확대할 예정.

두루넷은 최근 서울 인천 경기 지역의 주요 간선망에 25대의 메트로 DWDM망 구축을 끝냈다.

한편 DWDM기술이 이처럼 확산되고 있는 것은 한가닥의 광섬유에 여러 신호를 보내 광섬유 부족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이미 깔려있는 광통신망의 효율을 높여 활용,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천광암기자>iam@donga.com

▽MAN(Metropolitan Area Network)〓흔히 도시권통신망이라고 함. 근거리통신망(LAN)보다는 크지만, 광역통신망(WAN)에 의해 연결되는 지역보다는 지리적으로 작은 장소 내의 컴퓨터 자원들과 사용자들을 서로 연결하는 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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