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새 초전도체 발견…이붕소화 마그네슘

  • 입력 2001년 3월 28일 18시 48분


최근 전세계 고체물리학계에 초전도체 열풍이 다시 불고 있다. 열풍의 시작은 1월 일본의 물리학자들이 전혀 새로운 조성의 초전도체를 만들어 학회에 보고하면서부터이다.

도쿄 아오야마―가쿠인대 아키미쓰 준 교수팀은 이붕소화 마그네슘 (MgB2)라는 아주 단순한 물질이 ―234℃(절대온도 39K)이하에서 초전도 현상을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사실 ―234℃는 초전도체로는 그다지 높은 온도는 아니다. 최고 온도가 ―139℃에 이르는 세라믹 화합물 고온 초전도체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리학자들이 흥분하는 이유는 이 신물질이 지금까지 발견된 초전도 물질 중 가장 많은 전류를 흘려보낼 수 있고, 원료를 쉽게 구할 수 있으며, 전선이나 박막으로 쉽게 가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주종을 이루어왔던 세라믹 초전도체는 깨지기 쉬워 전선으로 뽑기 어려웠다.

최근 미국 아이오와주립대 물리학과 페트로빅 교수팀은 이붕소화 마그네슘으로 머리카락 굵기와 비슷한 직경 160㎛의 초전도 전선을 뽑아 냈다고 ‘피지컬 리뷰 레터스’에 보고했다.

포항공대 초전도연구단 이성익 교수팀도 초전도 이붕소화 마그네슘 박막을 만들어 지난 13일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미국물리학회에서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이 교수는 “이붕소화 마그네슘의 재료는 구하기 쉽지만 불순물이 섞여 있기 때문에 초전도체를 만들기는 쉽지 않다”며 “현재 우리는 이 물질을 만들 수 있는 독자적인 기술을 확보했기 때문에 전 세계의 어느 연구팀보다도 앞서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초전도체는 저항이 전혀 없이 전기를 흘려보낼 수 있는 물질이다. 따라서 에너지의 손실이 없이도 많은 전류가 흐를 수 있는 초전도 전선이나 박막이 실용화되면 핵자기공명영상장치(MRI)나 자기부상열차 등에 필수적인 강한 자기장을 쉽게 만들 수 있다.

<강석기동아사이언스기자>alchimist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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