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 1300원시대]고환율 시대 "해외출장-송금땐 미리 환전을"

  • 입력 2001년 3월 22일 18시 50분


‘카드로 결제할까, 아니면 달러 현금을 갖고 갈까.’

2월 초 미국 출장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던 회사원 김씨(33). 그러나 편리함을 택해 최소 현금만 갖고 3000달러를 카드로 긁었다가 약 15만원을 버린 꼴이 됐다. 출장시 환율은 1250원이었으나 카드결제 청구시 환율이 1300원으로 뛰면서 375만원으로 계산했던 카드대금이 390만원으로 불어났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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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선물계약으로 환차손 대응

원―달러환율이 오를 때는 해외에 나가 신용카드보다 현금을 쓰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는 것은 이미 ‘환(換)테크’의 기초 상식이 돼버렸다. 갈수록 달러 사용이 보편화되는 상황에서 개인이나 기업들은 환차손을 줄이는 데 좀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글 쓰는 순서▼
- 환율 왜 오르나
- 우리 기업 준비됐나
- 달러로 계산할게요
- 고환율시대 환테크

▽환차손 어떻게 줄일까〓해외여행이나 출장을 앞두고 있는 사람이라면 환율이 오르는 상황에서는 미리 환전을 해두고 해외송금도 서두르는 게 좋다.

출장이 잦거나 해외에 자녀를 둔 사람이라면 아예 적금식 외화예금을 개설해 두는 것도 한 방법. 해외출장이나 여행 후 남은 달러는 귀국 즉시 원화로 바꾸지 말고 외화정기예금에 예치한 뒤 다음에 그대로 인출해 사용하면 환차손이나 환전수수료 부담이 없다.

그러나 외화정기예금을 이용해 차익을 챙기려는 사람은 섣불리 접근해서는 안된다. 환율의 향방은 주가만큼이나 예측이 어려워 만약 환율이 급락할 경우 원금은 고사하고 큰 손실을 볼 수도 있기 때문. 또한 환전시 수수료가 모두 2%가 부과돼 정기예금 이자(6%) 이상의 수익을 거두려면 환율이 큰 폭으로 뛰어야 한다. 예를 들어 기준환율이 1달러에 1300원인 상황에서 정기예금 이상의 이자를 받으려면 환율변동이 없다고 가정할 경우 수수료 2%를 감안해 1404원까지 올라야 한다.

▽외화자산 투자에도 관심을〓달러자산에 투자하려는 사람은 최근 은행들이 선보이는 ‘옵션부 외화정기예금’에 관심을 가질 만 하다. 고객이 선택하는 방향으로 환율이 오를 경우 추가금리가 주어지며 반대로 움직이더라도 기본금리는 주어지기 때문.

국민은행이 최근 선보인 ‘환율타켓 정기예금’과 외환은행의 ‘환율 안심 정기예금’이 대표적인 상품. 환율타켓 정기예금의 경우 ‘환율상승 예상형’은 예금만기일에 실제로 환율이 상승했을 경우 기본이자(4∼5%)와 환율 상승폭에 따른 보상이자가 주어진다. 보상이자는 환율상승폭에 따라 1.5∼7.20%까지 주어져 최고 11.4%까지 받을 수 있다. 환율이 상승했을 경우는 이와 별도로 환차익도 고스란히 챙긴다. 물론 환율이 떨어지면 기본이자만 받는다.

외환은행의 환율안심정기예금도 시장기준환율이 외화예금 가입시점의 매매기준율보다 25원 이상 떨어지는 경우 예금 금액 달러당 15원을 보상해 줘 환차손을 줄일 수 있는 상품.

한편 1 2년 뒤에 유학 및 이민을 준비하는 사람은 미리 해외뮤추얼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한 방법. 환율 하락시에는 환차손의 위험을 줄일 수 있고 환율 상승기에는 배당률뿐만 아니라 환차익을 거둘 수 있다.

씨티은행 정복기 분당지점장은 “주식형보다 미국 국공채에 투자하는 국공채형이 안전한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씨티은행이 판매하는 미 국공채형 펀드인 ‘프랭클린 유에스 가버먼트 펀드’와 대투 등이 판매하는 ‘슈로더펀드’ 등이 눈 여겨 볼만하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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