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세계경제 장기불황가능성 … 위험관리 힘써야

  • 입력 2001년 3월 12일 09시 16분


세계경제가 빠른 속도로 냉각되고 있다.

국제유가의 급등과 일본의 장기불황 탈출 실패, 2000년 하반기 이후 미국 경제성장률의 급속한 둔화 등이 세계경제를 빠른 속도로 냉각시키고 있다.

미국 연준리(FRB) 관계자들과 메릴린치 등은 미국 경제의 V자형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OECD 경기선행지수 추세 이격률 추이 △국제유가 흐름 등을 감안할 때, 이번 하강국면은 통상 10년 주기의 세계 경제 대순환 주기상 본격 조정과정에 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진정되지 않는 고(高)유가 △미국의 과도한 설비투자와 공장가동률 하락 △미국 가계의 과다한 소비와 높은 부채수준 △일본의 구조조정 지연 등이 세계 경제의 조기 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또한 미국의 대규모 무역적자에도 불구하고 고(高)달러를 지탱해 주었던 구조적 요인들(미국의 높은 경제성장률, 상대적 고금리)이 해소되면서 달러 우위의 세계 금융질서도 위협받고 있다.

오는 20일 FOMC 회의 전까지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미국 주식시장이 반등시도를 계속할 것으로 보이나, 문제는 20일 이후이다.

이날 FOMC가 큰 폭의 금리인하를 단행한다면, 그동안 철수를 유보해온 국제투자자들(특히 유럽계 자본)이 달러 표시 금융자산 매각에 돌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반대로 0.25%포인트 이하의 금리인상이 단행된다면, 0.5%포인트 이상의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는 미국 투자자들의 실망매물이 출현할 것이 확실시된다.

즉 FOMC가 어느 정도의 수준으로 금리를 인하하는 것과 관계없이 미국 주식시장은 상승 모멘텀을 잃고 하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처럼 세계 경제의 장기불황 가능성과 달러 우위의 기존 세계 금융질서 재편 가능성 등으로 주식시장의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 경우 특히 미국 주식시장과, 이에 높은 영향을 받는 아시아 이머징 마켓의 위험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국내 기업들의 체감경기(BSI)가 2개월 연속 상승한 것에 의지하여 적극적으로 Risk - Taking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장기적으로 BSI는 경기추세를 잘 반영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주가, 금리, 환율 변동 등에 좌우되어 왜곡된 신호를 제공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유화증권의 강봉환 애널리스트는 "오는 20일 이후 세계 금융시장의 재편 과정 및 국내외 실물경제지표들의 경기 바닥신호 출현 여부 등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적극적인 매수보다는 위험관리에 주력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한다.

강 애널리스트는 이같은 일환으로 △적정 수준의 현금 확보와 △20일 이후 미국 증시 급락에 대비 기술주 비중 축소 △세계 경기 불황 장기화에 대비 경기 민감주 비중 축소 △국내 우량 채권 및 유로화 채권 편입 비중 확대 △향후 유로화 강세에 대비한 유로화 채권이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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