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금융연구원장 "금융기관 4∼6개로 재편돼야"

  • 입력 2001년 3월 4일 18시 55분


정해왕(丁海旺·사진) 한국금융연구원장은 4일 “국내 금융기관은 앞으로 합병을 통해 은행 보험 증권을 모태로 하는 대형금융기관 4∼6개로 통폐합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금융기관의 점포와 임직원은 현재보다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어야 경쟁력 있는 금융기관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 원장은 이날 경기 용인시 한화리조트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은행합병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정 원장은 “국민 주택은행 합병과 한빛은행 중심 금융지주회사가 출범되면 금융기관간 경쟁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합병이 일어날 것”이라며 “앞으로는 은행과 은행의 합병뿐만 아니라 은행과 보험이나 증권 등 다른 업종간의 합병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기관 합병은 해당 기관들의 필요에 의해서 이뤄지도록 시장자율에 맡기는 것이 원칙이나 이해관계 때문에 제대로 추진되지 않을 경우엔 정부가 나서서 계기(driving force)를 만들어야 한다”며 국민 주택은행 합병과 한빛지주회사 출범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은행간 합병과정에서 점포와 임직원을 50%나 감축한다”며 “한국도 점포와 임직원을 절반 정도로 줄여야 경쟁력 있는 금융기관으로 살아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외환은행 노조는 “기업은행과 합병할 경우 중소기업 전담은행이 없어져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이 축소되며 또한 기업은행의 잠재부실도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며 합병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는 기업은행 노조가 외환은행을 부실은행으로 평가하며 합병 반대를 주장한 데 대한 항의로 합병을 둘러싸고 두 은행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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